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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키워드] 보체 조절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체(complement)'는 우리 몸속의 혈액과 체액, 세포 표면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단백질 집합체를 말한다. 감염과 싸우고 면역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내부로 침입한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를 식별해 제거하기도 하고, 염증 및 조직 재생에도 깊이 관여한다.

무엇보다 보체 시스템은 태어나면서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선천면역(Innate Immune)'과 획득하는 '적응면역(Adaptive Immune)' 사이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다. 병원체에 대한 즉각적인 방어 기능과 함께 면역을 조절하는 작용을 동시에 담당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러한 보체 시스템이 말썽을 일으키면 자가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보체의 활성은 감염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도 하지만, 반대로 조절에 문제가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활성화로 인해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보체 성분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자가면역 상태에서 염증 및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보체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보체 단백질이 결핍되거나 이상이 생겨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이나 연령 관련 황반변성(AMD)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보체 수용체가 정상적인 기능을 못할 때에도 이상 면역과 함께 염증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재 시장에는 보체 성분이나 보체 조절 단백질의 활동을 조절하는 치료제들이 진입해 있다. 이들 약물은 체내 잘못된 보체의 활동을 조절해 염증과 조직 손상을 줄이는 것이 치료 목표로 잡혔다. 주요 보체 관련 치료제 중에는 C5 보체 억제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와 ‘울토미리스(성분명 라불리주맙)’, D인자 억제제 ‘보이데야(성분명 보이코판)’ 등이 있다.

울토미리스의 경우 최근 중추신경계 희귀질환인 시신경 척수염 범주질환(NMOSD)에 처방 적응증을 확대하며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을 포함한 총 4가지 희귀질환에 사용이 가능하다.

치료제의 매출 규모 역시 크다. 솔리리스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억 달러(약 4조32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18년 승인을 획득한 울토미리스는 30억 달러(약 4조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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