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내 20년 돌본 85세 남편...“다시 당신과 대화하고 싶어요”
여성 치매가 남성의 2배... 갱년기의 가장 위험한 부작용
80대 중반 남편이 치매 걸린 아내를 20년 넘게 돌보는 방송 영상은 언제 봐도 가슴을 울린다. 노쇠한 몸으로 아내를 매일 씻기고 밥을 먹인다. 아내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질하는 모습은 사랑이 가득하다. 요양병원이 만능인 시대에 집에서 아내를 간병하는 늙은 남편... 그의 소원은 아내가 건강할 때처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매일 쓰는 아내의 간병 일기...남편이 치매 안 걸린 이유?
매일 매일이 전쟁인 남편의 하루 마무리는 일기 쓰기다. 이른 아침부터 아내가 잠들 때까지 간병한 내용을 메모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이런 일기장이 수십 권이 넘는다. 매일 일기 쓰기는 두뇌 활동을 촉진한다. 하루에 한 일을 다시 기억하며 손으로 직접 글을 쓰면 인지기능 유지에 크게 기여한다. 실제로 치매 전문가들은 일기 쓰기, 외국어 공부, 그림 그리기 등이 뇌에 자극을 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50대 말에 일찍 치매가 든 아내도 일기를 썼으면 어땠을까?
오늘도 사람 찾는다는 문자... 국내 치매 환자 100만 명 돌파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가 올해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립중앙의료원-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0세 이상 치매 환자는 올해 100만 명을 넘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출한 치매 환자들이 실종됐다는 신고만 하루 평균 40건, 연간 1만4000건이 넘는다. 실종 환자를 찾는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문자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치매를 예방하거나 늦추는 방법은 없을까?
달걀, 생선 꾸준히 먹고... 운동, 일기 쓰기, 외국어 공부 등이 도움
치매 원인 중 알츠하이머 병이 70%, 혈관성 치매가 20% 정도를 차지한다. 그밖에 알코올성 치매 등이 있다. 뇌졸중(뇌경색-뇌출혈) 후유증으로 뇌 혈관이 망가진 혈관성 치매는 예방-조절이 가능하다. 뇌졸중을 막는 게 최우선이다. 알츠하이머 병은 확실한 예방법이 드물지만 인지기능 유지에 좋은 콜린이 많은 달걀, 콩류, 등푸른 생선(고등어-꽁치)을 자주 먹고 신체 활동, 일기 쓰기, 외국어 공부, 뜨개질 등 손을 이용한 작업, 사회 활동 등이 도움이 된다. 평소 뇌를 많이 써야 퇴화를 막을 수 있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2배... 갱년기의 가장 위험한 부작용
치매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정도 많다. 갱년기 이전 혈관, 뼈, 뇌의 신경 세포를 보호하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86.6년으로 남성(80.6년)보다 6년 더 오래 살지만 앓는 기간이 5~6년 더 길다. 남성보다 오래 사는 기간의 대부분을 치매 등 질병의 고통에서 지내는 것이다. 갱년기의 가장 위험한 부작용이 치매와 뇌졸중이다. 갱년기 이전부터 음식 조절, 운동, 두뇌 활동 등을 통해 치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