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치료는 치매 예방"...보청기vs인공와우, 적절한 교정법은?
고도 난청, 주요 치매 위험 인자....적절하고 빠른 교정 치료가 중요
"듣는 것은 특권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느껴야 할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지난 6일 성인의 난청 예방과 청각재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청기와 인공와우의 미래 컨퍼런스'가 열렸다. 특히, 고령층의 난청은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 인자인 만큼 보청기와 인공와우 등 환자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빠르게 교정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보청기와 인공와우: 100세까지 좋은 청력 유지하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홍주 교수는 "난청 치료는 근본적으로 의사소통과 사회생활을 위한 것"이라며 성인 난청 치료의 사회적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듣지 못해 의사소통이 어려워진 환자들은 사회적으로 고립하면서 듣지 못하는 것 이상의 소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뇌의 인지기능에도 악영향을 줘 고령층에선 치매가 가속화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난청이 심할수록 치매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고령층에서 심한 난청이 있을 경우 치매 발생이 5년 이내에 가속화된다. 정상 청력의 고령층과 비교했을 때 경도 난청에선 평균 2배, 고도 난청에선 평균 5배까지 치매 발병률이 높아졌다. 최대 수치는 22.40배에 달했다.
반대로 난청을 예방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예방 효과는 상당하다. 각종 위험요인을 주의하면 치매 발병을 40% 수준까지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때 가장 예방 효과가 좋은 인자는 난청이다. 치매 위험도를 8%나 낮춘다. 동시에 난청은 '우울증'과 '사회적 격리'(외로움)도 유발하는데, 이 역시 치매 위험도(각 4%)에 영향을 준다. 모두 합하면 16% 수준의 치매 예방 효과가 낸다. 반면, 당뇨와 고혈압 예방은 치매 위험도를 각각 1%와 2% 정도 낮춘다.
이에 박 교수는 "100세 사회에서 피하기 어렵지만, 가장 피하고 싶은 질환이 치매"라면서 "청력 감소, 즉 난청이 치매를 불러오기 때문에 앞으론 청력 보존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박 교수는 "난청은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다"면서 평소 예방을 위한 노력과 빠른 교정 치료를 권고했다.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데다, 치료가 늦으면 늦을수록 교정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난청 예방법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음악을 들을 경우에 노이즈캔슬링 도구를 사용하고, 소음 환경에 노출된 직업군에서는 소음보호장구를 착용하는 등 소음 노출 최소화하기 △정기적인 청력 검사 △흡연이 유모세포의 손상을 가속화하기에 금연 △돌발성 난청, 감각신경성 난청, 중이염, 메니에르병 등 고도 난청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의 빠른 치료 등을 추천했다.
난청 증세에 따라 적절한 교정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난청 교정법은 △보청기 착용 △인공중이 수술 △인공와우 수술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경도와 중등고도 난청(인식 가능한 가장 작은 소리인 청력역치의 크기가 40~70 dB HL)엔 보청기를 우선 활용한다. 귓속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소리를 크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인공중이도 활용할 수 있지만, 심한 외이도염이나 중이염, 귀의 기형이 있어 보청기 사용이 제한적인 환자에게 적합하다.
반면, 달팽이관(유모세포) 손상이 심해 다양한 보청기를 사용해봐도 말 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땐 인공와우가 필요하다. 청력역치가 70dB HL이상이며 어음인지도(단어분별력)가 50% 이하인 중증 난청 환자다. 특히, 보청기를 사용하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기 시작한다면 인공와우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태가 교정되지 않고 지속되면 청각자극이 감소하게 되어 청각신경과 언어활동과 관련한 특정 뇌 영역의 손상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술기법도 많이 발전하면서 오전에 인공와우 수술 2시간 후 바로 퇴원하는 원데이 서저리(당일 수술 후 당일 퇴원)가 가능할 정도로 인공와우수술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술입니다. 과거 소리를 듣고 언어를 배운 경험이 있는 성인 난청 환자는 1~3개월이면 쉽게 적응하고 1년 후엔 최고의 수준으로 청력을 회복하죠. 반면, 말을 못 알아듣는 상태를 방치하면 인공와우 수술의 결과가 난청 기간에 비례하여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고 적극적으로 청력을 교정해야 합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선 고도 난청 환자인 정 모(32) 씨가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모두 사용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난청에대한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