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기업 3곳중 2곳 “바이오보안법 대응책 마련 중”
하원, 8년내 中기업과 협력관계 정리 의무화 추진
미국 바이오기업들의 중국 파트너사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상하원이 추진 중인 바이오보안법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글로벌 전략컨설팅기업 L.E.K는 2일(현지시간) 바이오제약기업, CRO(임상수탁기관),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투자자 등 미국의 생명과학 관련 기업 7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미국 내 기업들은 중국 파트너사에 대해 바이오보안법 발의 전보다 30~50% 가량 신뢰도를 잃었다고 답변했다.
항목 별로 보면 CDMO 기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의 폭이 가장 컸다. 바이오보안법 발의 전 미국 기업의 중국 CDMO 기업에 대한 평균 신뢰도는 10점 만점에 6.1점이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3.1점으로 집계됐다. 약 49% 하락한 것이다. CRO에 대한 신뢰도는 5.7점에서 3.9점으로 약 32%, 제약사에 대한 신뢰도는 6.5점에서 4.1점으로 약 36% 하락했다.
이는 바이오보안법이 미국 고객사들의 인식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L.E.K 측은 분석했다. 특히 바이오보안법의 주요 규제 대상으로 중국 최대 CDMO 기업인 ‘우시앱텍’이 지목되면서 신뢰도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생명과학 분야 기업들의 68%는 이미 바이오보안법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공급 업체를 다각화하고 기존 파트너사에 대해 배경 조사나 신원 조회를 실시하는 등 나름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는 현재 중국 파트너사 변경까지 검토하고 있었지만, 실제 우시앱텍 등 바이오보안법에서 언급된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철회한 곳은 2%에 불과했다.
바이오보안법 이슈가 중국 파트너사와의 관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한 곳은 11%였다. L.E.K는 이에 대해 “최근 바이오보안법이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연내 제정에 어려움이 생긴 상황”이라며 “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개별 기업들의 생존 전략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기업들이 기존 중국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정리하도록 8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바이오보안법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생명공학혁신기구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생명공학혁신기구는 지난 5월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은 의약품의 제조, 전임상이나 임상의 설계, 실제 임상 진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며 “이를 대체할 새로운 업체를 찾고 검증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