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치료제 ‘도나네맙’ 승인에 미소짓는 '이 회사'
듀켐바이오 등 방사성의약품 전문 기업 수요 확대 예상
전세계 세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상품명 키선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하면서 알츠하이머 진단을 위한 방사성의약품 기업들도 낙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도나네맙은 바이오젠·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과 유사한 방식으로 약효를 낸다. 두 치료제 모두 유해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쌓이는 것을 막는 표적치료제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이면서 생기는 신경독성물질은 알츠하이머병의 빠른 진행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레카네맙이나 도나네맙을 사용하기 위해선 치료 시작 전 뇌 영상검사를 통해 환자의 뇌 조직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얼마나 쌓여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는 양전자단층촬영술(PET) 검사다.
PET 검사는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의약품을 정맥으로 주사한 뒤 몸 속에서 방사선의 분포를 영상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방사성의약품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가 연이어 글로벌 승인을 받자 방사성의약품의 중요성도 더불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선 지오영의 자회사 듀켐바이오가 이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듀켐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기준 국내 베타 아밀로이드 PET 진단제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이 연이어 정식 승인을 받고 국내 출시가 기대되는 만큼 듀켐바이오는 PET 진단제의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레카네맙은 연내 국내 출시가 유력하며, 도나네맙은 작년 12월부터 국내 출시를 위한 가교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예정된 이 임상시험에 PET 진단제를 제공하고 있다.
이후 국내에서 실제 처방이 시작되면 환자들의 PET 검사 수요는 지금보다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은 치료 시작 전 각각 4번, 5번의 PET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두 약물의 국내 출시를 계기로 국내 기업이 유사한 작용을 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는 “2023년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 수는 약 338만 명으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PET 방사성의약품 진단제 시장 규모는 약 1조6000억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면서 “임상에 진단제를 공급하는 기업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신약의 원활한 국내 공급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