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간암, 면역항암제 병용치료가 간기능 보존에 큰 도움
성필수·한지원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논문 발표
진행성 간암 환자 치료에서 면역항암제가 표적치료제보다 간 기능 보존에 유리해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필수·한지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용요법(AB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를 받은 환자가 표적치료제 '렌바티닙'으로 치료받은 환자군에 비해 전반적인 생존율이 높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간암등록사업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에 진행성 간암 1차 치료용 항암제는 렌바티닙이 70%로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23년엔 AB요법이 1차 치료에서 80%를 점유하며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다만 AB 병용용법은 일부 환자군(30%)에서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고 있고, 기존 연구에서도 두 약제의 치료 효율성을 놓고 연구자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환자군별 적합한 1차 치료 가이드라인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성필수·한지원 교수 연구팀은 가톨릭대 산하 8개 병원에서 진행성 간암을 진단 받은 환자 346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그런 뒤 1차 치료로 AB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 169명과 렌바티닙을 받은 환자 177명으로 구분해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AB 치료군이 렌바티닙 치료군에 비해 전반적인 생존율(OS)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평균 19.2개월을 생존한 AB 치료군에 비해, 렌바티닙 치료군은 13.4개월로 6개월가량 차이를 보였다.
미리 정한 양 이상의 종양 크기가 감소한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 역시 AB군에서 30%, 렌바티닙군에서 11.9%로 2.5배 차이가 났다. 비율이 높을수록 종양 크기가 줄어든 환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또 환자가 치료 도중 병의 진행이나 부작용으로 중단했을 때 AB 치료군의 간 기능이 상대적으로 더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교수는 "간암은 하나의 종양에서도 부위에 따라 이질적인 특성을 갖고 있고 면역 반응 자체도 한정돼 있으며, 환자의 간기능이나 임상적인 특징들도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환자에게 최적의 예후를 가져다줄 수 있는 약제 선택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