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청결제가 암 유발?...“걱정되면 00주스 마셔라”
양상추, 시금치 등 잎채소 속 질산염이 나쁜 박테리아 줄여
최근 일부 구강 청결제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구강 청결제와 구강암 발병 위험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던 가운데 식도암과 대장암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였다.
≪미생물 의학 저널(Journal of Medical Microbi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이 들어간 가글로 매일 입을 헹구면 입안에서 두 가지 박테리아 수치가 증가한다. 이 박테리아들은 식도암 및 대장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종이다.
구강 청결제의 알코올이 구강 내 박테리아의 정상적인 수준을 방해해 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벨기에 앤트워프 열대의학연구소 연구팀은 59명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매일 ‘리스테린 쿨 민트’ 구강 청결제를 사용한 그룹과 가짜 청결제를 사용한 그룹으로 나누어 상관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리스테린을 3개월간 사용한 그룹에서는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과 스트렙토코커스 안기노서스라는 두 종의 박테리아가 훨씬 높은 수준으로 발견됐다. 이 박테리아는 잇몸 질환과 식도암, 대장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
다만 암 발생과 관련 있는 세균의 수가 증가했다 해도 바로 암을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면 암과 각종 감염의 위험이 높아질 수는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사용한다면 알코올이 없는 제품을 사용하고 사용 기간을 며칠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리스테린 쿨 민트는 알코올이 20% 함유돼 있는 가운데 다른 알코올 기반 구강 청결제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박테리아가 발견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무알코올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구강 청결제 대신 양상추 등으로 만든 채소주스를 마시면 구강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잎이 많은 채소에는 질산염이 많이 함유돼 있어 잇몸 질환과 충치를 유발하는 구강 내 박테리아와 산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웨스트 스코틀랜드대 연구팀이 질산염이 운동선수들의 구강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높은 수준의 질산염을 함유한 비트 주스를 마시면 운동 중에 산성 스포츠 음료와 탄수화물 젤로부터 치아를 보호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치주 질환 환자의 플라크 샘플을 질산염으로 처리하면 건강한 박테리아 수치가 증가하고 산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예를 들어 2주 동안 양상추 주스를 섭취하면 잇몸 질환 환자의 잇몸 염증이 감소하고 건강한 박테리아 수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호주 비영리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양상추나 시금치 등 잎채소에서 발견되는 질산염 분자는 잇몸병 예방 등 구강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살균 구강 청결제처럼 부작용이 없으면서 효과가 좋다.
전문가들은 “잎채소에는 질산염이 풍부하며 이는 입안의 ‘질산염 환원 박테리아’에 의해 산화질소로 바뀐다”며 “산화질소는 잇몸병, 충치를 일으키는 나쁜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고 구강 산도를 낮춰준다”고 말한다.
잎이 많은 녹색 채소인 잎채소로는 시금치, 양상추, 비트 뿌리 등을 꼽을 수 있다. 잎채소에는 질산염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도 많다.
잎채소로 이뤄진 식단은 건강한 체중의 유지와 면역체계 강화는 물론 심장병, 암,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질산염에서 비롯된 산화질소는 혈압을 낮추고 운동 능력을 높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