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 책임자 “SNS도 담배처럼 경고문 붙여야”

플로리다·뉴욕 등에선 미성년자 SNS 활용 시 부모 동의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소셜미디어 플랫폼(SNS)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이 청소년기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발표되는 가운데, SNS에도 중독 위험을 경고하는 라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벡 머시 미국 공공보건임무단 의무총감(Surgeon General)은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미국 의회가 이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하루에 세 시간 이상 SNS를 이용하는 10대의 우울증 위험이 약 두 배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갤럽이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미국 청소년들의 SNS(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평균 이용 시간이 4.8시간으로 집계됐다. 이에 청소년기 SNS 활용에 대한 대대적인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머시 의무총감은 “SNS를 사용할 때 화면 한쪽에 중독이나 잠재적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할 것을 제안한다”며 “사회가 SNS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경고 라벨이 즉각 SNS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앞서 담배에 부착된 경고 캠페인에서 증명됐듯 라벨을 통한 인식 전환만으로도 충분히 캠페인을 시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담뱃갑에 흡연으로 인한 질병의 위험을 경고하는 그림이 삽입되자 매일 담배를 피우는 성인 비율이 2019년 약 42%에서 2021년 11.5%로 감소했다.

머시는 이에 더해 플랫폼이 미성년자의 민감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막고 푸시 알림 전송, 자동 재생 등의 기능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은 이용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데이터를 의학 전문가 집단에 공유하고 안전 감사에 응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머시의 주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연방정부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로이터 등 현지 언론은 최근 미국의 일부 주 의회가 SNS 규제에 칼을 빼들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플로리다 주에서는 14세 미만 아동이 SNS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돼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뉴욕 주에서도 지난달 SNS 플랫폼이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에게 중독을 유발하는 콘텐츠 알고리즘을 노출시킬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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