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절 전이 없는 폐암, 수술 전 조직검사 안 해도 괜찮아
삼성서울병원-서울대 연구팀, 4545명 환자 대규모 분석
림프절에 전이하지 않은 폐암 환자라면 굳이 수술 전에 조직검사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국내 연구진의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향후 폐암환자의 치료 부담이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전영정·김진국 교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황승식 교수팀의 공동 연구다. 연구팀은 2008~2016년 비소세포폐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 4545명의 영상의학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폐암의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지 않았던 이들 환자 증 수술 전 침습적 림프절 조직검사를 받은 사례는 887명이었다.
조직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와 수술 후 예후를 비교한 결과, 5년 평균 생존율은 각각 73.9%와 71.7%였다. 5년 평균 무진행생존율에서도 양쪽은 각각 64.7%와 67.5%로 나타났다. 두 수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차이다.
수술 전 조직검사가 림프절 전이 폐암을 발견하는 데 소수에 그쳤다. 수술 전 림프절 조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N2)를 발견한 환자는 30명에 불과했다. 반면, 나머지 863명에선 91명이 수술 후 병리검사에서야 림프절 전이를 확인했다.
모두 수술 전 검사에서 확인이 어려운 미세전이였기 때문이다. 다만, 수술 후 미세전이를 발견했다고 해서 수술 전의 검사 여부가 생존율 차이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수술 전 림프절 조직검사는 폐암 진단 과정에서 환자들이 으레 시행하던 절차다. 좌우 갈비뼈 사이의 공간(종격동)에 위치한 림프절에 폐암이 전이됐는지 확인한다. 전신 마취 후 가슴뼈(흉골) 아래로 내시경을 넣는 종격동경검사와 기도를 통해 폐 안쪽 림프절을 살펴보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한다.
영상검사만으론 볼 수 없었던 전이 여부를 확인할 순 있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3~5mm의 굵기의 작은 바늘로 내시경을 넣기 때문에 이보다 작은 병변을 찾기 어렵고 초음파검사 역시 전이를 발견할 가능성(민감도)이 49%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실제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향후 이를 생략하는 등 진단검사가 간소화하면 환자의 안전과 편익,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도 기대했다.
김홍관·김진국 교수는 "가뜩이나 걱정이 많은 폐암 환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없을까 고민하다 진행한 연구"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영상검사에서 전이 소견이 없다면 막연히 불안을 잠재우려 수술 전 검사를 하기보단 바로 수술 또는 방사선 등 예정된 치료를 진행하는 게 환자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의 자매지인 «이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 Medicine)»에 발표됐다. 전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eclinm/article/PIIS2589-5370(24)00223-2/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