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美뮤지션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기부

10년 전 담도암 투병하던 모친의 응급치료로 인연

지난 2022년 8월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 무대에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미셸 정미 자우너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하는 곡을 노래하다 울음을 터뜨렸다. [사진=인천펜타록페스티벌]
유명 한국계 미국인 뮤지션인 미셸 정미 자우너(35) 씨가 최근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자우너 씨는 부친인 레이몬드 자우너 씨와 함께 기부금을 위탁하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암 환자를 위해 써달라"고 부탁했다.

미셸 자우너 씨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영아 시절 미국으로 이민했다. 락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를 결성해 보컬로 활동하며 유명세를 얻었고, 최근에는 잠시 한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어를 배우고 음악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우너 씨는 10여년 전 돌아가신 모친 고(故) 이정미 씨의 담도암 투병 당시 순천향대 서울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병원 의료진은 담도암으로 투병하던 이정미 씨를 정성껏 돌봤다. 항암치료 중 가족들과의 여행을 계획하고 귀국했으나 고열과 패혈증 쇼크로 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당시 병원과의 인연은 자우너 씨가 쓴 책인 «H 마트에서 울다»에서도 소개됐다. 자우너 씨는 책에서 "나는 한국에서 의사가 우리와 함께 보내는 시간에 깜짝 놀랐다"면서 "오리건주에선 의사가 1분도 채 안 돼 부랴부랴 다른 방으로 떠나는데, 이곳에선 의사가 우리를 돕는데 진심을 다했고 처음 도착했을 땐 엄마의 손까지 잡아 주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 책은 담도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의 추억을 그리며 가족에 대한 중요성을 얘기한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어릴 적 먹었던 한국 음식이나 한국 문화 등을 소개했다. 2021년 뉴욕타임스가 '주목할 도서 100권'에 선정했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추천도서 목록에도 올랐다. 현재 영화로도 제작 중이다.

병원에 기부금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레이몬드 자우너 씨는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지 10년이 됐지만, 의료진의 따뜻한 마음을 잊지 못했다"면서 "이제야 딸이 쓴 책과 함께 병원을 찾아 아내 이름으로 기부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당시 이정미 씨를 돌봤던 이은정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시 환자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회복을 돕고 고국 의료진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정성을 다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10년이 지났음에도 뮤지션이 된 미셸 씨가 고국에서 어머니를 치료했떤 병원과 의료진을 기억해 줘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기부금 전달을 위해 순천향대 서울병원을 방문한 미셸 자우너 씨의 부친 레이몬드 자우너 씨(오른쪽)가 이은정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왼쪽)과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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