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실패인가?" 위기의 부부들...상담이 진짜 필요한 때는?
다양한 이유로 '부부 상담' 받을 수 있어...현실 인정하는 '용기' 필요해
TV 드라마,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부부 상담' 장면, 예전에는 낯선 풍경이었지만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부부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전문가 의견을 구하는 TV 프로그램도 여럿 등장했다.
하지만 사연이 특이하거나 '위기'에 몰린 부부가 많고 '부부 상담'이 궁지에 몰려야만 선택하는 것이란 오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분위기다. 포춘지는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건강한 관계란 서로 관심을 갖고 함께 성장하려는 지속적인 열망을 갖는 것이라며 '부부 상담'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의 선택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 봉착해야 상담? 용기 내야
부부 상담은 둘 사이의 관계가 극단적인 위기를 맞닥뜨려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갑작스러운 인생의 변화, 가족 계획, 자녀 교육, 승진 등 둘 사이에 생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일을 조율하기 위해 상담을 선택할 수 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양보, 시간 관리, 의사결정 등 여러 부분을 함께 해야 하고 편견 없는 제3자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이끌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원만한 관계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상담을 선택하는 것이 결혼생활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지금 당장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한 결혼이란 의미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와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 상담을 꺼리는 데 이러한 회피는 결혼을 파국으로 모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쉽지는 않지만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이 잘못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상담을 통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면 현실과 상대에 대한 판단의 틀을 다시 만드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꾸준히 노력해야, 비용은 '투자'
TV 프로그램을 보면 한 번의 상담으로 부부가 묵힌 감정을 쏟아내 갈등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관계 지속을 위한 긴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다. 한 번의 상담과 시도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할 수는 없다. 갈등을 해결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꾸준한 상담과 대화,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다. 상담과 치료뿐 아니라 상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대화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려고 노력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야기나 좀 하는 것 뿐인데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부부 관계는 결혼 생활과 두 사람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한 '투자'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편안한 삶을 위해 최첨단 가전을 구입하거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좋아하는 공연을 관람하는 것처럼 파트너와 자신의 소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떠올리면 부부 상담의 문턱을 좀 더 쉽게 넘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담과 치료가 관계 개선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갈등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관계 유지보다는 이별이 더 좋은 선택인 경우도 있다.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열 수 있고 솔직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점에서 '부부 상담'의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