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옆 여드름이 수박 크기로”…17년간 혹 달고 산 男, 새삶 얻었다

17년간 걷잡을수 없이 커진 혹, 의료보험없어 수술도 못받던 남성...혹 떼낸 사연 화제, 결국 침생종양 '다형성 선종'으로 진단

귀 옆에 난 좁쌀 처럼  난혹 하나가 17년간 계속 커져 결국 수박처럼 달고 다닌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혹을 달고 다녔던 팀의 모습과 그의 혹 ‘리틀 티미’,  우측 하단 =성공적으로 혹을 떼내 새로운 삶을 살게된 팀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캡처]
여드름인가 했는데…, 귀 옆에 난 좁쌀만한 혹 하나가 17년간 계속 커져 결국 수박처럼 얼굴에 달고 다닌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름이 팀인 이 남성은 얼굴에 매달린 혹과 불편한 공존을 이어오면서 혹에게 ‘리틀 티미’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마침내 혹 떼는 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 팀의 이야기가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한 이 사연은 ‘테이크 마이 텀머’라는 제목으로 미국 캐나다 케이블TV TLC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되기도 했다. 식사, 목욕, 심지어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것조차 힘들었던 그는 수박만한 혹 리틀 티미와 함께 어떻게 살아온 것일까.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 사는 팀(62세)은 얼굴과 목 오른쪽 부위에서 5.5파운드(2.4kg)의 종양이 자랐다. 처음에는 ‘귀 옆의 작은 여드름’으로 시작된 혹은 수 년 동안 계속 자라면서 골프공에서 테니스공으로 진화했다. 이후로도 종양이 계속 커져서 수박만해진 혹은 귀, 턱, 목, 목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종양의 크기로 인해 팀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귀, 턱, 뺨, 눈이 당겨지고 늘어났다. 매일 두통에 시달렸고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이로 인해 팀은 입 왼쪽으로만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길게 늘어진 종양은 식탁과 음식에 부딪혀 서서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팀은 의료 보험이 없었고, 수술비를 마련할 돈도 없어서 종양을 제거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두경부 외과의사인 라이언 오스본 박사의 도움으로 마침내 혹을 제거할 수 있었다.

여드름인가 했는데 별 이상 없어 그냥 둬…계속 커지더니
팀의 종양은 그가 46세였던 2007년에 처음 생겼다. 여드름이라고 생각한 그는 여드름이 터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드름을 꾹꾹 눌렀다. 아무 느낌이 없어 그냥 넘겼다. 그러다 완두콩만 한 크기로 커졌고, 다른 사람에게 터트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때도 별 다른 이상이 없었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혹은 테니스공만한 크기로 커져있었다.

그는 왜 그런지 의아해 인터넷 정보를 검색해봤다. 모든 정보를 종합했을 때, 가장 흔한 피부 낭종인 피지 낭종인것 같았다. 보통 이 유형의 낭종은 피부 아래에 천천히 자라는 통증이 없는 혹이다. 일반적으로 무해하며 성인의 20% 이상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이 낭종의 대부분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내버려두기도 한다.

단순히 낭종이라 여겼던 이 혹은 계속 자라나 팀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다. 운전 중 고개를 돌리려면 종양을 어깨 위로 들어 올려야 했고, 자동차 정비를 위해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종양이 방해가 됐다. 모든 옷이 종양에 걸려 늘어났고, 혹의 무게가 목을 짓누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른쪽 팔꿈치를 종양 아래에 두고 자야했다. 팀은 그럼에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 갈수록 커지는 혹에 ‘리틀 티미’라는 애칭을 붙였고 ‘불편한 공존 생활’을 이어왔다.

단순히 낭종이라 여겼던 이 혹은 계속 자라나 팀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두경부 외과 종양 전문의이자 두경부 연구소 소장인 오스본 박사를 만나 진단을 받았고, 수술로 혹을 떼어 낼 수 있었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두경부 외과 종양 전문의이자 두경부 연구소 소장인 오스본 박사를 만나 진단을 받았다. 오스본 박사는 종양의 성장을 살폈고 진단에 따르면 침을 만드는 분비샘인 팀의 이하선에서 종양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됐다. 이 침 분비샘에 종양이 생기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지만, 혹이 생겨도 보통 호두만한 크기다.

오스본 박사는 “팀의 종양 크기가 이례적이라면서 종양을 통과하는 안면 신경을 잘못 자르면 안면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오른쪽 귀에 감각과 감각을 공급하는 큰 신경을 잘라내야 했기 때문에 수술 후에는 얼굴 측면에 큰 구멍이 생길 가능성도 있었다.

수술이 성공하더라도 얼굴의 기능과 감각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의 얼굴에 난 종양이 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본능적으로 양성 종양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랫동안 자라왔기 때문에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떼어 낸 종양은 암의 징후 없이 완전히 양성 판결을 받았다. 검사 결과 ‘다형성 선종이었던 것이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캡처]
진단이 끝난 이틀 후 오스본 박사와 그의 동료인 성형외과 의사 제이슨 해밀턴 박사는 거의 5시간 동안 팀의 얼굴과 목을 수술했다. 수술 과정에서 오스본 박사는 주요 안면 신경을 피했고, 종양 전체를 제거할 수 있었다. 성형외과 해밀턴 박사는 팀의 얼굴에 오목한 부분 없이 뺨도 재건할 수 있었다. 다행히 떼어 낸 종양은 암의 징후 없이 완전히 양성 판결을 받았다. 검사 결과 ‘다형성 선종이었던 것이다.

수술에서 깨어난 팀은 웃을 수 있었고 얼굴 전체를 움직일 수 있었다. 수술 7주 후, 팀은 사람들의 시선이나 놀림을 걱정하지 않고 외출할 수 있었고 20년 만에 처음으로 면도를 할 수 있었다. 셔츠를 제대로 입고, 입 전체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고개를 돌리기 위해 종양을 들지 않고 운전할 수 있고, 수술 당일 아침부터 두통도 없어졌다. 종양이 사라진 후 그야말로 팀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팀은 “너무 행복하다. 더 이상 종양이 없는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내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형성 선종은 침샘 종양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양성 침샘 종양의 70~80%를 차지하며 특히 귀밑샘에서 흔히 발생한다. NIH에 따르면 매년 10만 명당 2건에서 3.5건이 발생한다.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자료에 따르면 다형성 선종은 가장 흔한 양성 타액선 종양으로 20~40대 여성에서 호발한다. 대부분 귀 앞의 이하선에서 수년간에 걸쳐 서서히 자라는 무통성 종괴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다형성 선종은 크기가 2~4 cm이고 경계가 명확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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