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까지 망가뜨려"...과하면 '독' 된다는 영양제 뭐가 있나?
몸에 좋은 비타민, 적정량 지키고 과다 복용하지 말아야
비타민은 많이 사람들이 먹는 영양 보충제다. 하지만 몸에 좋은 영양제도 과도하게 복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타민은 수용성과 지용성 두 가지로 나뉜다. 엽산, 비오틴, 티아민, 니아신 등 비타민 B와 C를 포함하는 수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쉽게 저장되지 않고 배출된다. 반면, 비타민 A, D, E, K를 포함하는 지용성 비타민은 과다 섭취 시 남은 비타민 성분이 몸에 쌓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과잉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는 영양제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미국 은퇴자협회(AARP)에 소개된 내용으로 알아본다.
칼슘: 1,000~1,200mg
우유나 요거트와 같은 유제품에 함유된 칼슘은 뼈 건강 뿐 아니라 치아 건강, 혈관 수축 및 혈액 응고와 같은 다른 신체 기능에도 중요한 영양소다. 하지만 보충제를 통해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 칼슘의 과다 복용 증상으로는 복통,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신장결석과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국 의료 그룹 카이저 퍼머넨테 최고품질책임자이자 노인의학전문의인 웬돌린 고잔스키 박사에 따르면, 꾸준히 하루 2200mg을 초과해 복용할 경우 배탈이 나거나 신장 결석이 생길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칼슘 일일권장량으로 19~50세 성인 1000mg, 51~70세인 경우 남성 1000mg 및 여성 1200mg, 70세 이상은 1200 mg을 제시하고 있다.
철분: 8~18mg
적색육, 굴, 시금치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임산부와 같이 일부 철분 보충제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보충제 복용은 필요하지 않다. 철분을 과다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간과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철분 일일 권장섭취량은 19~50세인 경우 남성 8mg, 여성 18mg이며 51세 이상은 8mg다.
비타민 A: 700~900mcg RAE
비타민 A도 지용성 비타민으로 과다 섭취하면 간에 독성이 쌓일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웩스너 메디컬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 매튜 패럴 박사는 비타민 A를 과다 복용할 경우 메스꺼움, 구토, 현기증, 시야 흐려짐과 같은 급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상으로는 심한 두통, 근육 및 협응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과도한 비타민 A 섭취는 간에 독성이 쌓이게 하기 때문에 기존에 간 질환이 있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NIH는 하루에 여성 700 mcg RAE(retinol activity equivalents, 레티놀 활성당량), 남성 900 mcg RAE를 섭취할 것을 권한다.
비타민 D: 600~800IU
흔히 ‘햇빛 비타민’으로도 불리는 비타민 D는 음식으로도 섭취할 수 있지만, 햇빛에 노출되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독특한 영양소다. 가장 흔하게 섭취하는 보충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충분한 비타민 D 섭취는 뼈, 신장 기능, 근육 건강에 필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역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고잔스키 박사는 “비타민 D를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혈중 칼슘 수치가 높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BMJ 케이스리포트(BMJ Case Reports)’에 발표된 한 사례 연구에 의하면, 한 영국 남성이 영양사의 조언에 따라 일일 권장량의 375배에 달하는 150,000IU의 비타민 D 섭취한 후 세 달 동안 메스꺼움, 구토, 구강 건조, 설사, 체중 감소를 경험했다. 이후 병원에 내원했을 때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있었다. 2023년에는 89세의 남성이 비타민 D 과다 복용으로 인한 고칼슘혈증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
하루 비타민 D 권장량은 1~70세 15mcg(600IU), 71세 이상은 20mcg(800IU)다. 햇빛을 쬐는 것 외에 연어나 참치와 같은 지방이 많은 생선과 달걀노른자, 치즈와 같은 유제품으로도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다. 음식과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양이 하루 100mcg(4,000IU)를 넘지 않게 유의한다.
비타민 B6: 1.3~1.7mg
비타민 B6는 신진대사 과정, 두뇌 발달, 기분 개선 등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영양소로 음식만으로 과다 복용하긴 어렵다. 비타민 B6는 수용성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양을 복용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임상약사인 로렌 해거티는 하루 250mg을 초과해 복용할 경우 신경 손상 및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필요한 비타민 B6 양은 19~50세 성인 1.3mg, 50세가 넘어가면 남성 1.7mg, 여성 1.5mg이다. 음식으로는 병아리콩, 간, 참치, 연어와 같은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