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의·인턴까지 그만둬...3월, '진짜 의료 공백' 오나
세브란스 인턴 90% 임용포기...지방도 상황 비슷해 '의료 대란' 우려
정부의 의대 증원안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전임의마저 재계약 거부 후 병원을 떠나는 사례가 등장하고 의대 졸업생마저 인턴 임용을 포기해 의료 공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병원과 재계약이 필요한 전임의들이 3월부터 근무하지 않겠다는 통보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임의들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보통 2월 말에 하는 경우가 많다.
전임의는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수련병원에 남아 연구를 계속하는 의사를 말한다. 현재 대형병원에는 전공의 대부분이 빠져 교수와 전임의만 남은 상태다. 전임의마저 빠진다면 교수들에게 의료부담이 더욱 가중돼 의료 시스템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전국의 주요 대학병원에서 신입 인턴의 임용 포기 선언도 속출하고 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련의로 일할 신규 인턴마저 줄줄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의료공백 부담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빅5 병원 중 세브란스 병원은 150여명의 인턴 중 90%가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산병원 △성모병원 역시 높은 비율로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병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조선대병원 등록 인턴 32명 전원이 임용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전남대병원 역시 인턴 101명 중 86명(85%)이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등에 입사 예정이던 신규 인턴들이 대거 임용포기서를 제출했다.
전국 주요 대학병원이 전공의 공백으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신규 인턴 충원까지 어려워지고, 전임의 역시 집단행동에 돌입한다면 오는 3월 의료대란 사태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빅5 병원은 최소 30%에서 50%가량 수술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는 수술을 50% 수준으로 줄였으며 서울성모와 아산병원은 30~40% 가량 축소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대학별 의대 증원 수는 오는 3월 4일까지 전국 의대에서 의견을 받아 교육부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강행한다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을 비판하며 향후 투쟁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의협 측은 이날 결의문에서 "전국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한다면 전체 의료계가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