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아산의학상, 이창준·김원영 교수 수상
뇌 연구 새 패러다임 제시-심폐소생술 생존율 향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제17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생명과학 연구클러스터 이창준 연구소장(57)과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 교수(50, 응급실장)를 선정했다.
기초의학부문 수상자인 이창준 소장은 퇴행성 뇌질환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소장은 신경세포에 관심이 집중했던 뇌과학의 흐름에서 비신경세포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뇌세포 중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로 신경세포를 보조하는 역할로만 알려졌던 '별세포'(Astrocyte)의 역할과 기능을 규명한 탓이다. 이 소장은 별세포가 뇌의 중요한 신호전달물질인 '흥분성 글루타메이트'와 '억제성 가바'(GABA)를 분비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또한, 별세포의 크기와 수가 증가한 '반응성 별세포'에서 분비하는 물질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임상의학부문 수상자인 김원영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의 심폐소생술 생존율을 약 30%까지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국내 평균인 5%의 6배에 달한다.
김 교수는 20여 년간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헌신하며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하는 연구에도 전념했다. 대표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혈관 질환과 뇌 지주막하 출혈을 신속하게 판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심폐소생술 생존 후 신속한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조치다. 특히, 심정지 환자의 심정지 기간과 원인, 허혈성 뇌손상 정도에 따라 응급 치료법을 다르게 적용하는 맞춤형 중증 응급치료 임상시험도 세계 최초로 수행 중이다.
한편, 젊은의학자부문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40)와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38)가 선정됐다.
정 교수는 유전자 세트인 게놈의 3차 구조에 기반한 유전자 조절 연구를 국내에 선도적으로 도입해 파킨슨병과 암 등의 새로운 원인을 규명 중이다. 오 교수는 국내 마약성 진통제 사용 실태와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 패혈증 등 중환자 관리 등 정책적 활용도 높은 빅데이터 연구를 진행해 왔다.
시상식은 오는 3월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기초의학·임상의학 부문 수상자는 각각 3억 원, 젊은의학자 부문은 각각 5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아산재단은 국내 의과학계 발전을 위해 400억 원 규모의 아산의학발전기금을 조성했으며, 2008년 아산의학상을 제정하고 수상자의 연구 활동을 지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