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지방간' 예방하는 비타민D...얼마나 섭취해야 할까?
국립보건연구원,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방 근거 세계 첫 규명
'비타민D' 보충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특히, 비타민D는 노화에 따라 체내 농도도 낮아지기에 향후 고령층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국립보건연구원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비타민D와 비알코올성 지방간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했다.
자연 노화로 비타민D가 결핍하자 세포 미토콘드리아의 'Micos60'(마이코스60) 단백질이 감소했고 간의 지방 축적도 늘어났다. 반대로, 4개월간 사료에 충분한 양(2만 IU/kg)의 비타민D를 보충하자 마이코스60 단백질도 증가하고 간 내 지방 축적도 억제됐다. 즉, 비타민D 보충요법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가 원인이 아님에도 간에 5% 이상의 지방이 축적한 상태를 의미한다. 간기능 부전과 제2형 당뇨,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가 높아진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비만, 신체 활동량 감소 등으로 국내에서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선 전체의 40.4%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다.
이번 연구는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 증가에 비타민D 결핍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서양인과 비교해 한국인에게선 비타민 D 결핍 상태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9명 중 1명이 비타민D 결핍 상태란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일단은 보건 당국이 권장하는 수준에서 비타민D를 보충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현재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하루 600IU의 비타민D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섭취량이 모두 체내에 흡수되는 건 아니기에 하루에 1000IU 수준을 복용해도 무관하다. 결핍 상태가 심각한 경우엔 하루 최대 4000IU까지도 보충할 수 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그간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던 비타민 D의 지방간 예방 효과와 그 원리를 직접적으로 규명해 의미가 크다"면서 "고령층에서 적절한 수준의 비타민D 보충이 노화로 인한 지방간 발병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유명 학술출판사 '네이처'가 출간하는 국제 학술지 «실험분자의과학(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1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12276-023-01125-7)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