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기 전후로 우울한 여성...조기 사망 위험 2배 높아
주산기 우울증...극단적 선택 위험은 6배 높아
임신 20주 후부터 출산 첫해까지 우울증이 올 경우 이를 주산기(周産期)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산전 우울증과 산후 우울증을 포괄한다. 주산기 우울증에 걸린 여성의 조기 사망 위험이 훨씬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된 스웨덴과 중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주산기 우울증에 걸린 여성은 일반적으로 기분장애를 경험하지 않은 여성들보다 사망할 확률이 2배나 높았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또 주산기 우울증이 없는 여성보다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은 주산기 우울증 관련 사망 위험은 여성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다음 달에 최고조에 이르지만 18년 뒤까지도 계속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배경 노트에서 “주산기 우울증은 상당히 흔해 전체 임산부의 10~20%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임신 중이나 출산 후 최대 1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주산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스웨덴 여성 8만65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모든 스웨덴 여성은 출산 후 6~8주가 됐을 때 우울증 진단을 받게 돼있다. 연구진은 이들을 2001~2018년 같은 해 출산했으나 임신과 관련해 우울증이 생기지 않은 86만5천여 명의 같은 연령대 여성과 비교했다.
연구진은 산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여성의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존 연구 결과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여성의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발견된 점은 비교적 새로운 것이라고 밝혔다. 임신 전 여성이 정신과적 문제를 겪었는 지와 상관없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일원인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의 셴칭 연구원은 “우리의 권고는 임신 중에 효과적인 정신과 치료를 중단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교육 수준이 낮거나 소득이 적은 여성일수록 주산기 우울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카롤린스카의대의 둥하오 루 교수는 “주산기 우울증에 특히 취약한 이들 여성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산전과 산후 모두 우울증 검진을 제공받고 증거에 기반한 관리와 지원이 제공되는 것은 모든 임산부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bmj.com/content/384/bmj-2023-07546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