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기 전까지...한국 남성 성생활 정년은 몇 세?
‘성학회지’ 연구보고서 "70세 타당…질병 있으면 60∼69세"
생물학적 성(性) 노화는 남녀 모두에서 지극히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기능장애와 성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인자는 고령화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나, 모든 개인에게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성기능은 정상이라도 성생활에는 개인차가 너무 많고, 나이가 들면 여러 가지 이유로 개인차는 더욱 심해지며, 성기능장애 발생 연령도 개인차가 많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발기장애가 발생하여 법원이나 보험회사로부터 발기장애의 장해 인정기간, 다시 말해 남성 성생활의 ‘법적 정년’에 대해 따지게 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논란이 분분하다.
비뇨의학 및 성의학의 전문가인 김세철 중앙대 명예교수(비뇨의학과 전문의)는 ≪대한성학회지≫ 온라인판(2020년)에 게재한 ‘한국 남성 성생활의 법적 정년은?’ 제목의 연구보고서에 "한국 남성 성생활의 ‘법적 정년’은 보편 타당한 수준을 적용하여 발기장애의 위험인자와 노인병증후군 등이 없거나, 있어도 경미한 경우에는 70세로 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중등도~고도의 위험인자 또는 노인병 증후군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그 수와 정도에 따라 60-69세로 하향 조절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논문과 실태조사 등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 발기력(강직도)은 빠르면 50세, 늦어도 60세부터 급격히 떨어지며, 60대부터 발기장애 위험인자인 대사증후군의 교차비가 급격히 증가한다. 발기부전 유병률은 60대 52~65%, 70대는 70~84%로 보고된다. 70세가 되면 성생활과 직결되는 노인병증후군의 증후 개수가 현격히 증가한다.
발기 시 음경 각도, 연령대 높아질수록 아래로 처져
성관계를 하려면 일차적으로 성욕이 발동되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남성에서는 성욕의 근원이 되는 남성호르몬 생산이 노화와 함께 서서히 감소하지만 죽을 때까지 생산되므로 성욕의 강도와 횟수는 점점 떨어지나 평생토록 발동될 수 있다. 그러나 노화가 성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생물학적 요소보다 성에 대한 개인적인 태도와 더 관련이 있다. 배우자가 있고, 성에 대해 좋은 자존감, 즐거웠던 성경험, 부부관계에서 성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 등은 성을 능동적으로 추구하는 예측 변수가 된다.
성생활을 활동적으로 하는 고령자는 육체·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고, 금연하며, 약을 적게 복용하고, 술을 적절히 마시며, 삶의 질이 양호하고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거의 없다. 그런데 성생활에 비활동적인 고령자는 암, 방광과 장의 문제, 대수술, 나쁜 시력, 정신건강 문제,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이 높다.
성욕이 발동하더라도 남성은 발기가 돼야 성관계가 가능하다. 완전 발기가 되었을 때 음경의 각도는 이삼십 대는 복벽과 20∼30도 간격을 두고 위로 솟지만, 40대 중반이 되면 복벽과 90도를 이루며 50대는 수평보다 아래로 처져 -10도, 60대는 -20도로 더욱 처진다. 이 같은 현상은 노화와 함께 발기력 감퇴와 발기 시 음경을 치골로 잡아당기는 현수인대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중노년 발기장애 인정기간 충분히 예측 가능
발기장애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고령화이다. 30세의 발기장애 발생 위험성을 1로 하였을 때, 40세는 3.7배, 50세는 5.2배로 증가하며, 60세는 11배, 70세는 22배로 60세 이후부터 급격히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년이 지나면 발기부전의 위험인자인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증, 심장질환 등의 대사증후군과 우울증을 동반할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60세 이후 발기부전 유병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원인이 된다
최근 흔히 적용되는 발기부전치료법에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복용, 발기유발제 음경자가주사요법, 남성호르몬 보충요법, 진공물리기구, 동맥혈관재건술, 음경보형물삽입술, 정신요법 등이 있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이용하면 약의 종류에 관계없이 약 70~80%에서 약물 효과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수술요법이나 주사요법은 효과가 먹는 약보다 더 확실하지만 침습적이고 불편하므로 이용하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김 명예교수는 "발기장애의 장해 인정기간은 청장년이라면 미래의 결혼상태, 건강상태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판단이 매우 어렵다"면서 "하지만 중년이나 노년이면 결혼상태, 발기부전 위험인자 동반 여부와 전신 건강상태, 거동 불편 정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들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