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서 수면무호흡증 측정 ‘스마트 알약’ 개발
자는 동안 심박수 등 추적후 배출..."임상서 부작용 보고 없어"
신체에 부착해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알약 형태의 ‘삼키는’ 수면 무호흡증 모니터링 장치가 미국에서 개발됐다. 환자가 삼키면 뱃속에서 응급 상황을 추적하고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바이탈 모니터링 필'이다.
알약 형태 케이스엔 연산장치, 가속도계 등의 센서, 메모리, 통신 장치 등이 담긴다. 심장이 뛰면서 일어나는 몸의 진동을 가속도계로 추적하는 원리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MIT 공대, 웨스트버지니아대, 미국 의료기기업체 ‘셀레로 시스템즈’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수면 무호흡증을 앓는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첫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이 스마트 알약을 삼킨 뒤 최대 57시간 관찰한 결과 평균 분당 호흡 수는 9~25회(정확도 92.7%), 분당 심박수는 40~95회(정확도 96%)로 나타났다. 이후 연구진은 모든 참가자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대변으로 장치를 배출한 것까지 확인했다.
수면 무호흡증은 호흡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멈추는 병이다. 혈액 내 산소가 줄고 이산화탄소량은 늘어 코골이를 유발하는 등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피로도가 쌓이는 것을 넘어 심혈관계에 부담이 누적되면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합병증 위험도 있다.
특히 수면 중 완전히 기도가 막히는 현상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기존에는 부피가 크고 복잡한 추적 장치를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오히려 장치 때문에 숙면에 방해를 받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이번 개발을 통해 환자에게 불편함 없이 수면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MIT 기계공학과 지오반니 트래버소 교수(브리검여성병원 위장병 전문의)는 “현재는 장치를 삼키고 평균 하루만에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더 오래 몸에 머물면서 장기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래버소 교수는 “장치가 상용화되면 수면 무호흡증은 물론 호흡기 및 심장 질환에 즉각 대처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