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결국엔 명관···알코올 중독 치료약 논쟁 '종결'?
과음하는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
아캄프로세이트와 날트렉손 등은 잘 알려진 알코올 치료제로 오랫동안 사용된 약물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다른 약물들이 알코올 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져왔다.
2020년 가바펜틴이 알코올사용장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고, 앞서 2012년에는 바클로펜이 알코올 치료제로 떠올랐다가 2018년 이를 부정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이외에도 바레니클린, 토피라메이트, 프라조신, 온단세트론 등이 알코올 치료제 대안이라는 주장이 종종 나온다.
이에 캐롤라이나 대학 리서치 트라이앵글 연구소의 멜리사 맥피터스(Melissa McPheeters) 박사팀이 어떤 약물이 가장 효과적인 약물인지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 학술지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됐다고 미국 의학정보사이트 메드스케이프(Medscape)가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알코올사용장애에 효과적인 약물을 찾기 위한 미국에서 승인된 아캄프로세이트(acamprosate), 날트렉손(naltrexone), 디설피람(disulfiram) 등 3가지 치료 약물과 알코올 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6가지 약물을 비교했다. 12주 동안 2만976명이 참여한 118개의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데이터를 도출했다.
그 결과 아캄프로세이트와 날트렉손이 가장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날트렉손의 경우 위약과 비교해 다시 과음하게 될 비율이 낮았고, 치료 기간동안의 음주 일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멜리사 맥피터스 박사는 "알코올 사용 장애는 미국에서 28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환율과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알코올 사용 장애의 1차 약물치료로 경구 날트렉손, 캄프로세이트의 사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날트렉손은 오피오이드 수용체 길항제로 작용하는 성분이다. 뇌에서 과하게 분비되는 도파민 농도를 감소시켜 술을 마실 때에도 쾌감이 덜 느껴지게 한다. 아캄프로세이트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와 비슷한 효과를 내 금주 중 나타나는 불안감을 줄여준다. 두 약물은 지난 8월 세계보건기구(WHO)의 필수의약품에 포함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할 수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술 소비량이 많다. WHO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인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8.7리터다. 전세계 평균 소비량 5.8리터에 비해 1.5배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