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까짓 게 상상력이 있다고?

해마 활동 조절 능력이 있다는 연구결과 나와

쥐도 과거에 경험했던 장소를 떠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릉 앞바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엇이 떠오르는가? 파란 바닷가가 떠오를 수도 있고, 가는 길이나 강릉에서 유명한 장소가 떠오를 수도 있다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이런 상상을 쥐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HHMI) 자넬리아 캠퍼스의 알버트 리 박사팀이 동물도 먼 장소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2일 미국의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가상현실과 뇌-기계 인터페이스(BMI)를 결합해 쥐의 생각을 조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쥐의 뇌 신호를 해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쥐가 러닝머신을 걸을 때의 움직임을 360도로 된 VR화면으로 변형하고, 쥐가 특정장소로 향할 경우 보상을 했다. 동시에 쥐의 해마 반응을 기록해, 어떤 신경세포가 활성화 되는 지를 확인했다.

설치류 또한 어떤 장소나 사건을 경험할 땐 공간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특정 신경 활동이 패턴화된다. 인간과 동일한 뇌작동이다. 연구진은 이후 러닝머신을 중단하고 특정장소와 관련된 해마 활동 패턴을 보인 쥐에게 보상을 했다.

실험 결과, 쥐가 보상을 얻기 위해 특정장소를 먼저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가 ‘동네 슈퍼에서 파를 사오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집을 나서기 전 그 길을 상상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게다가 쥐가 특정장소에서 물건을 옮기는 것을 상상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놀랍게도 쥐는 몇 초 동안 특정장소를 생각하는 해마 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람이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거나 새로운 일을 상상하는 것과 비슷한 시간이다. 쥐가 해마 활동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알버트 리 박사는 “상상하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 중 하나”라며 “이제 동물도 그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은 BMI가 해마 활동 조사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고, 추후 의안이나 의족 등 새로운 인공기관을 설계할 때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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