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정주는 떠났지만... 아픈 아이와 엄마 보듬어 안다

100억 기부로 중증 어린이 환자-가족 위한 돌봄 의료시설 1일 개소

지난 2021년 11월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던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왼쪽). [사진= 넥슨코리아]

1일 어린이 환자와 부모를 위한 의미 있는 시설이 문을 열었다.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을 위한 돌봄 의료시설인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그 것.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단기 입원 및 돌봄 치료가 가능한 시설이다.

인공호흡기 등 각종 기계 장치에 의존해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중중 소아청소년 환자는 전국에서 4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들 환자의 가족은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밤잠을 설치며 간병에 매달려야 한다. 아픈 자녀를 돌보는 엄마, 아빠는 환자 못지않게 정신적·육체적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시설이 필요했지만 예산 등으로 인해 엄두를 못 냈다.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기부금 100억 원이 바탕

환자 가족이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기부금 100억 원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보건복지부 국고지원금 25억 원이 더해져 5년여의 기다림 끝에 이날 개소식을 열었다. 서울대병원 옆에 자리한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서울 종로구 원남동)는 연면적 997㎡(302평)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다. 모두 16개 입원 병상을 비롯해 놀이치료실·상담실 등 환자 치료와 가족의 휴식을 돕는 공간이 자리했다.

생전 어린이 환자의 치료-재활에 관심... 누적 기부금 550억 원 넘어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끌었던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생전에 어린이 환자의 치료-재활에 관심이 많았다. 김 창업주는 넥슨 재단을 만들어 어린이 재활 및 의료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지난 2014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200억 원을 시작으로 기부 누적 금액이 550억 원이 넘는다.

1968년 생으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94년 자본금 6000만 원으로 넥슨을 창업해 세계적인 게임 기업으로 일궈냈다. 창업 초기 당시 드물었던 온라인 게임에 주목해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히트작을 잇따라 발표해 세계적으로 각광받았다. 고인은 2022년 미국 체류 중 부인과 두 딸을 남기고 향년 54세에 별세했다.

24세 이하 중증 소아청소년, 기준 충족해야 입원 가능

이날 개소식에서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센터가 전국의 중증 질환 환아들과 간병으로 지친 가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 특히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후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를 통해 의료 돌봄 시설 부재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센터 운영을 통해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치료와 중증 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넥슨통합케어센터에 입원하려면 24세 이하 소아청소년이면서 스스로 이동이 어렵고, 인공호흡기·산소흡입·기도흡인·경장영양·자가도뇨·가정정맥영양 등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급성기 질환이 없는 안정 상태 등 3가지 기준에 맞아야 한다. 사전 외래를 통해 입원 지시를 받은 기준 충족 환자는 서울대어린이병원 홈페이지 예약 후 이용이 가능하다. 입원은 1회 7박 8일 이내, 연간 총 20박 21일까지 가능하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비롯해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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