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vs 시간 제한...당뇨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시간제한 식사,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에 모두 좋은 효과

시간제한 식사(간헐적 단식)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줄이는 데는 먹는 양을 줄이는 ‘열량 제한’ 식사보다 음식 먹는 시간을 제한하는 ‘시간 제한’ 식사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간제한 식사는 ‘간헐적 단식’이라고도 한다.

미국 일리노이대 시카고캠퍼스 연구팀은 비만한 제2형당뇨병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임상시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음식 먹는 시간을 제한하는 시간제한식사(TRE, Time-Restricted Eating)는 제2형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는 하루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열량제한(CR, Calorie Restriction)식사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체중을 줄이는 데는 시간제한식사가 훨씬 더 큰 효과를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당뇨병 환자의 약 3개월 혈당 평균치를 뜻한다.

“열량제한 식사의 단점,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 계속 체크해야 한다는 점”  

열량제한식사는 통상 제2형당뇨병 환자의 체중 관리 및 혈당 목표 달성을 돕는 첫 번째 치료법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매일 열량 섭취량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하는 게 단점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시간제한식사는 하루 음식을 먹는 시간을 6~10시간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금식하는 방식이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식사시간을 6~10시간으로 제한하면 자연적으로 하루 열량 섭취량이 200~500kcal 줄어든다. 참가자들도 잘 적응한다. 최대 12개월 동안 높은 순응도를 유지한다.  현재까지 성인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간제한식사의 임상시험은 2건밖에 없다. 그 예비 결과에 따르면 시간제한식사를 하면 대조군에 비해 체중을 1~4% 더 많이 줄이고 당화혈색소 수치를 1.5% 더 낮출 수 있다. 연구 기간이 3~12주로 짧고 표준요법(매일 열량제한식사)과의 비교가 부족하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3개 그룹(2개 실험군, 1개 대조군)으로 나눠 무작위 배정했다. 시간제한식사 그룹에는 하루 8시간 내에 음식을 섭취하도록 했다. 이 그룹은 먹는 음식의 열량(칼로리)을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 정오(낮12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식사를 하도록 했다. 칼로리 섭취량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없었고,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나 양에 대한 제한도 없었다. 16시간(오후 8시부터 이튿날 정오까지)의 금식 기간 중 참가자는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권장됐다. 에너지가 없는 음료도 마실 수 있었다.

또 열량제한식사 그룹에는 매일 기준 열량 필요량에서 25%를 줄여 식사를 하게 했다. 이 그룹은 총 열량 소비량을 미플린 공식을 사용해 계산했다. 참가자는 임상시험 시작 때 담당 영양사와 만나 체중 감량을 위한 개인별 식사 계획을 세웠다. 매일 앱에 음식 섭취량을 기록해 목표 열량 준수 여부를 스스로 모니터링했다.

대조군에게는 체중과 평소 식습관, 운동 습관을 유지하도록 했다. 참가자는 2개 실험군 참가자와 똑같은 빈도로 연구센터를 방문해 측정 결과를 보고했다.

시간제한 식사가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좋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저혈당 쇼크 등 부작용을 막으려면 담당 의사와 사전에 의논하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간제한 식사는 일종의 단식”…저혈당 쇼크 일으키지 않게 담당 의사와 상의 바람직

연구 결과 6개월 뒤 시간제한식사 그룹은 체중이 대조군에 비해 3.6%, 열량제한식사 그룹에 비해 1.8%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화혈색소 수치는 대조군에 비해 시간제한식사 그룹은 0.91%, 열량제한식사 그룹은 0.94% 더 줄어 실험군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 참가자는 18~80세 비만 및 제2형당뇨병 환자였다. 평균 연령은 55세였고 평균 체질량 지수(BMI)는 39였고, 평균 당화혈색소 수치는 8.1%였다. 여성이 71%였다. 하루 열량 섭취량의 평균 감소량은 시간제한식사 그룹이 313 kcal, 열량제한식사 그룹이 197 kcal, 대조군이 16kcal였다.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환자의 체중과 당화혈색소 수치를 낮추는 전략에서 시간제한식사가 열량제한식사의 효과적인 대안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제한 식사는 일종의 단식인 만큼, 저혈당 쇼크 등 부작용을 빚을 수도 있다. 담당 의사와 사전에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연구 결과(Effect of Time-Restricted Eating on Weight Loss in Adults With Type 2 Diabetes: A Randomized Clinical Trial)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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