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고파도 먹는다"...4세부터 지루하면 80% 더 먹어
지루할 때 음식 찾는 습관, 어릴 때부터 교정해야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거나 지루할 때 음식을 통해 기분을 해결하려는 행동을 감정적 섭식(emotional eating)이라고 한다. 딱히 배가 고프거나 몸이 영양 섭취를 원하지 않는데도 나도 모르게 음식에 손이 가고 먹는 걸 멈출 수 없어 과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행동은 비단 성인에게서만 보이는 게 아니다. 최근 4세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도 지루함을 느낄 때면 평소보다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지루할 때 평소보다 79%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애스턴대 연구진은 119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평소 자녀에게 어떤 식습관을 심어주고 있는지, 자녀의 기질은 어떤지에 대해 질문했다. 연구에는 4~5세 아이들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지루함을 비롯해 여러 가지 기분이 들 수 있는 다양한 일상적 상황을 만든 후, 아이들에게 일반적인 식사를 제공한 뒤 언제 배가 부른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실험 결과, 지루함을 느낀 아이들은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추가로 94 kcal를 더 먹었다. 또한, 아이의 기분을 달래는 데 부모가 음식을 자주 사용했고 매우 감정적인 아이인 경우, 아이는 지루할 때 5배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레베카 스톤 박사는 “지루함은 아이들이 흔히 경험하는 감정이란 점을 고려할 때, 아이들이 실험실에서 단 한 차례 유도된 지루한 상황(4분)에서 이렇게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면 하루, 일주일, 일년에 걸쳐 지루함에 대한 반응으로 과도하게 칼로리를 섭취하는 건 음식이 풍부한 환경에서 잠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톤 박사는 지루함을 경험하는 것이 아이의 자아감과 창의성 발달에 중요하며, 아이들이 지루함을 피할 수 있다거나 피해야 한다고는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보다는 아이들이 음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지루함을 경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부모는 자녀가 지루해 할 때 음식이 아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클레어 패로우 교수는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른들이 아이에게 어떻게 음식을 주는지에 따라 이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달래는 도구로 음식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아이의 감정에 따라 음식을 주는 행동은 향후 더 큰 감정적 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패로우 교수는 “이런 단기적인 해결책이 나중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부모와 양육자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감각 및 소비자학 분야 학술지 《음식의 질과 선호도(Food Quality and Prefer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