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간병비 '2만원'?... 간호-간병 통합병상, 전면 확대 초읽기

서울의료원·부천성모병원 등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패널병원' 선정

서울의료원에서 운영 중인 간호-간병 통합병상 모습. [사진=서울의료원]
정부가 환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시범사업 중인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제도가 전면 확대를 앞두고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우수한 경험을 쌓은 의료기관들과 함께 제도 개선과 관련한 목소리를 청취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패널병원 사업 시행을 앞두고 재활의료기관 6곳을 포함해 총 30곳의 의료기관을 패널병원으로 선정했다. 주요 의료기관에는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과 부천성모병원 등이 포함했다.

해당 사업은 관련 정책 개발을 목표로 기초자료를 마련하는 작업이다. 모범적인 간호-간병 통합 병상 운영 경험을 갖춘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인력과 인프라(환경)을 조사하고 적정 인력배치, 병동 환경 개선 등에 관한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란 '국가 책임 간병'을 목표로 도입된 의료서비스 제도다. 포괄 간호 서비스의 일환인 해당 제도는 2013년엔 전신인 '환자안심병원 사업'으로 시작해 2015년 현재 명칭으로 바뀌며 이듬해부터 시범사업을 본격화했다.

입원 환자의 간병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전담한다. 간호자나 간병인 등이 별도로 상주하지 않아도 되기에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 부담이 크게 완화한다. 의료기관의 입장에선 입원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병원 내 감염병을 예방하기 수월해진다.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에선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이 된다. 하루 인건비가 10만~15만 원 선에 달하는 간병인을 별도로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해당 서비스는 간경비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하루 1만 5000원~2만원 내외로 이용할 수 있다. 암과 같은 중증 환자는 건강보험이 추가 적용돼 간병 비용이 보다 더 저렴해진다.

특히 서울의료원의 경우 해당 제도 초기부터 이를 적극 도입해 왔다. 2013년엔 환자안심병원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작했고, 2015년 이후론 운영 병상을 꾸준히 확대했다. 현재는 전체 655병상 중 중환자실과 특수병동을 제외한 468병상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으로 운영 중이다. 이는 사실상 일반 입원환자가 사용하는 병상 전체다.

이에 서울의료원은 2016년부터 7년 연속 건보공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선도병원으로 지정돼 왔고, 지난해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서울의료원 황선숙 간호부장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공공병원으로서 가장 먼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해 왔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환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간호-간병 통합병상' 전면 확대 위해선?

최근 정부는 건보공단을 중심으로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전면 확대하기 위한 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제도 확대를 위해선 중증 환자에 대한 수가 적용과 각 의료기관의 간호인력난을 선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현행 수가제도의 한계 때문에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증환자 비율은 12.9%에 그친다. 뇌졸중 등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집중치료실의 수가가 간호간병통합병동보다 낮게 산정돼있기 때문이다. 낮은 수가로 각 의료기관에선 인력과 의료서비스 투입이 어렵기에 중증 환자에게 더 절실한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가 제도적으로 막혀 있는 셈이다.

아울러, 각 의료기관에선 간호인력난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크다. 기존의 간호 업무에 더해 간병 업무를 24시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크고 이는 높은 이직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지침’을 통해 해당 병상에 대한 간호사 인력배치 기준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내 통합병동은 간호사 1명당 환자 수가 5~7명, 종합병원은 7~12명, 병원은 10~16명이다. 반면, 현재 상급종합병원 포함한 종합병원의 일반병동에선 간호사 1명당 평균 16.3명을 돌보는 것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각 의료기관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한다. 24시간 간호-간병 업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고, 간병 업무를 함께 부담하는 간호 인력에 넉넉한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어야 간호-간병 통합 병상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보건복지부 역시 관련 정책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서 복지부는 △병원이 간호인력을 많이 배치할수록 병원과 간호사가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등급제를 개편하고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하는 간호 직군의 근무 방식을 '낮 또는 저녁 고정 근무' '낮과 저녁' '낮과 야간 근무' '12시간씩 2교대 근무' 등으로 다변화하며 △대체인력 채용 지원을 제도화한다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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