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뇌를 스친 상품명은 대박”…故 강신호 회장의 '작명센스' 살펴보니

신약 개발뿐 아니라 브랜딩 마케팅에도 두각...유명 상표 이름은 그의 뇌로부터

박카스는 1961년 정제로 처음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당시 제제 기술이 미숙한 탓에 알약이 녹아내리는 문제가 발생하며 마시는 앰풀 형태로 교체했다. 그러나 운송 중 용기가 파손돼는 경우가 생기자 지금의 드링크 형태로 새롭게 출시한 것이 1963년이다. [이미지=동아쏘시오그룹 위드동아_박카스 60주년 기념 콘텐츠 캡처]
10월 3일 타계한 동아쏘시오그룹 고 강신호 명예회장은 신약 개발뿐 아니라 브랜딩과 마케팅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작명 센스는 현재에도 국내 브랜딩 마케팅 분야에서 귀감으로 회자된다.

한국인의 대표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그의 대표적인 브랜딩이다. 박카스는 로마신화의 술과 추수의 신 ‘바커스(Bacchus)’에서 유래됐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간장을 보호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던 중 독일 유학 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서 있던 바커스를 떠올렸다.

강신호 명예회장이 독일 유학 시절,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서 본 바쿠스(Bacchus) 신상에서 영감을 얻어 '바카스'로 작명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미지=동아쏘시오그룹 위드동아_박카스 60주년 기념 콘텐츠 캡처]
동아제약 상무로 입사해 자신의 메모 속 남아있던 풍요의 신 이름인 '바커스'를 붙여 주당들을 지켜주고 풍년이 들도록 도와주는 음료로서의 뜻을 담았다. 대개 회사명이나 성분명으로 이름을 짓던 당시 브랜딩 기법을 벗어나, 의약품의 이름에 신화 속 신을 붙인 파격적인 이름이 탄생한 것이다.

1961년 피로회복제 ‘박카스’를 출시한 당시에는 알약 형태였으나 알약을 만드는 기술이 미숙한 시대였던지라 박카스 정이 녹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듬해 작은 유리병 안에 내용물을 넣은 앰플 형태로 선보인 것이 오늘날의 드링크제 박카스로 이어져왔다.

이러한 전략에도 강신호 명예회장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회사가 부도위기에 놓여있었지만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대량 생산, 대량 광고, 대량 판매 3M전략을 펼쳤다. 당시 부친인 강중희 회장을 설득해 판촉비 1억원을 대출받아 3M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국민 정서와 맞는 TV 광고 컨셉까지 대대적으로 호응을 얻으면서 박카스의 2022년 기준 누적 판매량은 226억병에 이르렀다.

동아제약은 IMF가 닥친 1998년 국민들을 위로하고 젊은이들에게 도전과 열정을 일깨워주기 위해 '박카스와 함께하는 제1회 대학생 국토대장정'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미지=동아쏘시오그룹 위드동아_박카스 60주년 기념 콘텐츠 캡처]
박카스 외에도 '오란씨'와 '나랑드' 등의 음료부터 '써큐란', '암씨롱', '베나치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일반의약품 상품명도 모두 강신호 명예회장의 ‘작명’ 센스에서 비롯된 이름들이다. 국내 최초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를 비롯해 '스티렌', '슈가논' 등 주요 제품 2000여개가 모두 그의 두뇌를 거쳐 탄생했다. 심지어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도 강신호 명예회장이 만든 이름인 것으로 전해진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공익성을 위한 활동도 직접 진두지휘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당시부터 시작된 '국토대장정'은 기업가치와 공익성을 두루 갖춘 성공적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그는 자사의 경상이익 1%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전경련 1% 클럽'을 만드는 등 공익성에 힘써왔다. 그가 1994년 동아제약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이름 바꾼 것도 사회라는 의미를 담기 위함이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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