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보다 저렴하고 정밀하게 잡아낸다

가장 흔한 편평표피세포암 외에 선암과 상피내암까지

펩 검사가 놓치기 쉬운 자궁경부암 유형까지 잡아내는 새로운 검진법이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궁 입구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표준검사법은 자궁경부세포진 검사다. 작은 솔로 자궁경부의 표피세포를 채취해 암세포가 있는지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개발한 그리스 의사 게오르요스 파파니콜라우(1883~1962)의 이름을 딴 이 검사법은 보통 줄여서 ‘팹 검사(Pap test)’라고 부른다.

이 펩 검사가 놓치기 쉬운 자궁경부암 유형까지 잡아내는 새로운 검진법이 개발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국립암연구소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된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암센터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를 이끈 아인슈타인 의대 암센터의 하워드 스트리클러 교수는 “이 새로운 검사는 현재 자궁경부암의 최대 25%를 차지하는 자궁경부선암(ADC)과 그 전구 병변인 상피내암(AIS)을 효과적으로 검출해낸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은 과반수이상이 편평표피세포암(SCC)이고 선암이 그 다음으로 많다.

스트리클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펩 테스트는 편평표피세포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펩 테스트가 광범위하게 시행된 지난 60년 동안 편평세포암은 크게 감소한 반면 펩 검사로 발견하기 어려운 선암은 감소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 검사가 자궁경부암 표준 검사에 포함됐다. HPV는 거의 모든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된다. HPV 유형은 100가지가 넘지만 그 중 3가지 유형인 16번, 18번, 45번이 전체 자궁경부암 발병의 70% 이상, 편평세포암 발병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 개발됐지만 이는 젊은 여성에게만 접종할 수 있다. 9가지 HPV 유형을 예방해주는 가다실-9는 청소년과 젊은 여성만 접종 가능하다. 접종 연령을 넘어선 여성이 훨씬 더 많다. 이들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선별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메틸화 수준을 통해 HPV 16번, 18번, 45번을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메틸화는 유기화합물에 메틸기(-CH3)가 첨가되는 것을 뜻한다. 메틸기가 첨가될 경우 유전자 발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연구진은 2014년 이전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은 여성 1400명의 자궁경부 조직 샘플에서 메틸화 수준을 조사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아인슈타인 의대의 로버트 버크 교수(여성건강학)박사는 “차세대 유전자 검사의 출현으로 발암성 HPV 균주와 유전체 패턴을 보다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샘플에서 35개의 바이러스 게놈 부위에 대한 메틸화 비율을 집계하고 각각 평균 점수를 부여했다. 메틸화 점수가 상위 25%에 해당하는 여성은 선암 또는 상피내암이 발병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버크 교수는 "우리의 연구 결과가 임상시험까지 통과하게 되면 선암을 조기 진단과 치료는 물론 선암으로 발전하기 전 상피내암의 병변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릭클러 교수는 이 검사는 장비나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HPV 동시 감염이 흔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같은 저소득국가에도 유용하다고 밝혔다. 그는 ”HPV 메틸화 검사는 3~5년에 한 번만 실시하면 된다는 것도 새 검사법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cademic.oup.com/jnci/advance-article-abstract/doi/10.1093/jnci/djad134/7226515?redirectedFrom=fulltext&login=fals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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