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및 신경장애 가장 심각"…국내 비만약 부작용 1위는?

펜터민, 삭센다 등에서 부작용 보고 건수 가장 많아

비만치료제의 처방과 이용이 늘어가는 가운데, 이들 약물이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명 ‘살 빼는 약’으로 알려진 식욕억제제 펜터민이 국내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비만약 중 부작용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팀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1만3000건 이상의 사례를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경희대 약대, 아주대 의대·약대 등 국내 연구팀은 2010~2019년 식약처 의약품부작용보소시스템에 보고된 비만치료제 사용 후 부작용 1만3766건을 분석했다. 이중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증명된 것은 총 4168건이었으며, 펜터민이 33.2%(1385건), 삭센다(리라글루티드)가 27.7%(1155건)으로 가장 많은 부작용을 유발했다.

펜터민은 뇌에 직접 작용하는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비만치료제다.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활성화한다. 16세 이상 비만 환자는 쉽게 처방받을 수 있다.

삭센다는 음식물이 위에서 배출되는 시간을 늦춰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본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비만에도 효과가 확인돼 비만치료제로도 처방된다.

이들 항비만 약물이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은 △위장관 장애(29.1%) △중추 및 말초 신경계 장애(19.2%) △정신 장애(16.9%) 등이 있었다. 연구팀은 환자의 16%가 2개 이상의 항비만 약물을 동시에 사용한 것을 부작용 위험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연구팀은 항비만 의약품을 사용하면 정신 장애 발병 위험이 1.73배, 호흡기 장애가 4.57배, 심혈관 장애는 5.7배, 간담도계 장애는 무려 22.95배 커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의 평균 나이는 41세였으며 여성이 89.02%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별에 따라 나타난 부작용이 달랐는데 여성은 심장 및 심박수 장애가, 남성은 위장관 장애가 주로 나타났다. 남성일수록 비만치료제를 여러 번에 걸쳐 복용하는 경향도 발견됐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비만치료제 사용 후 반복적으로 부작용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한편 “비만치료제 사용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의료계와 보건 당국이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환자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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