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잊은 피임... 사후피임약과 '이것' 복용하면 효과 UP
임신 예방 효과, 단독요법 63%에서 병용요법 95%로 큰 폭 상승
사후피임약을 소염제(항염증제)를 함께 복용하면 임신 예방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대 연구팀은 사후피임약을 복용한 여성 836명을 2018년 8월~2022년 8월 조사한 결과, 사후피임약을 소염제와 함께 복용하면 임신 예방 효과가 63%에서 95%로 껑충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참가자 중 50%는 사후피임약(레보노르게스트렐)과 소염제(피록시캄)를, 50%는 사후피임약(레보노르게스트렐)과 위약(가짜약)을 복용했다. 그 결과 앞 그룹에서는 1명이, 뒷 그룹에서는 7명이 임신했다. 사후 피임약만 복용할 때는 63%, 사후 피임약을 소염제와 함께 복용할 때는 95%의 임신 예방 효과를 내는 걸로 분석됐다.
사후 피임약(Morning-after pill)은 피임약 복용을 잊었거나 콘돔이 찢어지는 사고가 생겨 피임법이 실패하거나 보호되지 않은 성관계를 가졌을 때 먹는다. 부작용으로 생리주기 변화, 현기증, 두통, 메스꺼움 및 구토, 피로감, 유방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압통), 위경련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설문조사(2017~2019년)를 보면 15~44세 여성 응답자의 28%가 '플랜 B'로 사후 피임약을 평생 한 번 이상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낸 ‘여성의 피임 실천 현황’ 보고서(2023년)를 보면 한국 여성의 13.3%가 사후 피임약을 사용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늦어도 관계 후 5일 안에 사후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후 피임약은 가급적 성관계 직전, 직후에 복용해야 효과가 높다. 시간이 지날수록 임신 예방효과가 떨어지며 3일 뒤엔 58%까지 낮아진다. 사후 피임약을 사용해도 안심할 수 없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레이몬드 리 부교수(산부인과)는 “관절염 통증에 흔히 쓰는 소염제 피록시캄은 약물 효과의 지속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사후 피임약과 함께 먹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Oral emergency contraception with levonorgestrel plus piroxicam: a randomis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는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