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발 분석하는 'X레이 AI' 개발... '병역 판정' 활용 기대
서울아산병원 연구진, AI 분석 가능한 22개 지표 확인
1~2°의 각도 차이로 진단이 달라지기 쉬운 '평발'을 보다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됐다. 향후 병역 판정 검사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는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정형외과 류승민 전문의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성인 남성 600명의 족부 체중 부하 측면 엑스레이 사진 1200장을 활용했다.
해당 AI 모델은 평발 진단 기준값과 1.37°의 평균 오차를 보여 정형외과 전문의의 평균 오차범위인 2.35°보다 정확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평발을 측정할 때 AI가 사용할 수 있는 22개의 지표를 찾아냈다. 특히, 체중 부하 시 종골피치각(CPA), 거골-제1중족골각(TMA), 거골종골각(TCA) 등을 측정할 수 있도록 엑스레이 사진을 학습시켰다.
이후 동일한 AI 분석 가이드를 정형외과 전문의와 일반 의사들도 활용해 해당 모델을 검증했다. 이 결과, 정형외과 전문의는 150장의 엑스레이 사진을 검증해 평발 진단 기준값과 1.37°의 평균 오차를 보였다. 기준값과의 평균 오차는 2.35°에서 1.55°로 감소했고, 측정 시간 또한 195분에서 135분으로 줄었다. 일반 의사들 역시 평균 오차가 1.99°에서 1.56°로 감소했고, 측정 시간은 205분에서 155분으로 줄었다.
평발은 발바닥 안쪽 아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거나 소실돼 발바닥 면이 편평하게 변형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발에 통증이 생기고 장거리 보행이 어려워져 병역판정검사에서 보충역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지난해 전남대 병원 이선호 임상진료교수와 울산대 의공학전공 류승민 공학박사과정생(연구원)의 연구에서 국내 19세 남성의 전체 평발 유병률은 2.9%이고, 중등도 이상 평발 유병률은 0.9%로 수준이었다. 인구 전체적으로 중증 평발 환자는 100명 중 1~2명 수준이다.
평발을 비롯한 족부 변형은 족부 체중부하 측면 엑스레이 검사로 발뼈 사이의 각도를 측정해 평발을 진단한다. 하지만 기존에는 의사마다 측정 과정이 달라 오차 없이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까다로웠다. 병무청에서도 각 지방청마다 족부 변형 판정률이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평발 진단 과정에서 생기는 관찰자 간 일치도 문제 해결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 AI로 평발을 정확히 진단해 공정한 병역판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