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환자 '진상' 취급 왁싱숍... "정말 왁싱숍 이용 못할까?"
질염 완화에 왁싱이 도움된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
최근 온라인에서 ‘질염환자 왁싱숍 이용 거부 경험담’이 올라와 이슈가 됐다. 여성질환이 있다고 자기관리 못하는 사람으로 호도하고 왁싱 이용을 막은 왁싱숍의 대처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연은 이렇다. 평소 질염이 있어 약 먹어도 해결이 안 되고 생리 때마다 찾아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따갑고 힘들어 왁싱을 하려고 했다는 A씨. 질염이 있으면 왁싱숍 이용이 제한된다는 말을 듣고, 예약을 안하겠다고 하자 왁싱숍 사장은 “민폐”라며 “자기 관리 하나도 못 하면서 왁싱은 무슨 시술자 생각 좀 하라”고 핀잔을 줬다.
자신을 진상 취급한 데 화가난 A씨는 “질염 때문에 (왁싱) 하려고 한 거다. 질염을 무슨 성병처럼 취급한다. 시술자가 장갑 끼고 손 제대로 씻으면 되고 숍 내부 시설 소독하고 썼던 건 제대로 버리면 되는 것"이라고 맞대응 했다. 이어 왁싱숍 사장은 "지능이 떨어지냐. 산부인과 가서 질염 먼저 치료하고 왁싱숍 방문이 순서다. 토 쏠린다. ×팔린 줄 알라”며 폭언으로 다그쳤다.
서로 감정이 격해져 강경대응까지 예고한 가운데, 실제 질염이 있으면 왁싱숍을 이용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누리꾼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질염 있으면 왁싱 못하나?... 왁싱 안하는 것이 오히려 좋아
질염은 여성의 약 72%정도가 평생 한번쯤은 겪는 흔한 여성질환이다. 질염이 있다고 왁싱숍을 이용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질염 때문에 따갑고 힘들어 왁싱으로 환기 및 개운함을 얻거나 외음부 악취 위생에 도움을 받으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어떤 사람들은 왁싱이 질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데 이 또한 잘못된 정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왁싱이 질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의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이 없으며, 오히려 왁싱으로 인해 체모가 충분하지 못할 경우 외부 세균 감염이 쉬워져 없던 질염이 유발될 수 있다.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민권식 교수는 “마스크를 안쓰면 코로나나 감기에 걸릴 위험이 더 커지는 것과 비슷한 논리로, 외음부의 털을 제거하면 실내외에서 나쁜 균이 유입돼 질염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외음부에 소음순 대음순 모두 제거한 경우, 세균 감염 위험이 14배 증가하고 대음순만 제거한 경우에는 1.4 감염율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며 “체모가 외음부에 존재하는 것은 여러 균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음부의 피부는 팔이나 다리의 피부와 다르다. 각질층이 없는 조직으로 이뤄져 있어 체모가 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체모가 없을 시 외부 자극이나 노출로 다른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왁싱숍 이용 할 수 는 있지만, 위생 상태가 또 다른 질환 좌우
그렇다면 질염이 있다고 해서 왁싱숍에 가면 안 되는 것일까? 갈 수 있고 왁싱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권장되진 않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질염을 치료 하고 왁싱숍 이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라며 “질염이 있는 상태에서 왁싱을 하다보면 사용한 기구나 시술법 등으로 인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질염이 있다고 해서 모든 질병이 기구를 통해 옮기는 것이 아니다. 업체가 얼마나 위생을 철저히 하는지에 따라 시설과 기구의 청결도가 좌우될 것이며, 소독 등이 잘 안된 환경에서의 왁싱으로 인해 다른 음부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질염이 있는 사람의 왁싱숍 이용에 대해서는 업체 재량껏 그 이용 기준을 마련하고 있을 뿐, 질염이 있다고 왁싱숍 이용이 불가하다는 공식 규제나 가이드라인은 없다. 손톰에 무좀이 있다고 하여 네일아트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규제가 없는 것처럼 마찬가지다.
다만 스스로 찝찝하다면 개인 위생을 위해 자제할 필요는 있다. 왁싱숍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구들의 위생 상태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