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재도전’…HER2 양성 진행성 위암, 2차 치료전략 나와

트라스트주맙+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 3제 병용요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1차 치료에 실패한 HER2(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2차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HER2 양성 위암은 암세포 표면에 붙어있는 수용체가 암세포를 빠르게 분열시켜 음성 위암보다 공격적이며 예후가 불량하다. 1차 치료를 실패한 환자의 2차 치료 선택지도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정민규, 이충근, 김창곤 교수 연구팀은 1차 치료에 실패한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표준치료(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에 HER2 표적치료제 트라스트주맙을 추가한 3제 병용요법을 시행한 결과를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5개 병원의 1차 치료에 실패한 50명의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4주 주기로 트라스트주맙(4mg/kg 투약 이후 1, 8, 15, 21일에 2mg/kg 투약), 라무시루맙(1, 15일에 8mg/kg 투약), 파클리탁셀(1, 8, 15일에 80mg/㎡) 3제 병용요법을 시행하는 임상 1b(1상 후기)와 2상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3제 병용요법을 투약받은 환자군에서 객관적 반응률 54%, 질병 조절률 96%로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는 그동안 1차 치료에 실패한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GATSBY(객관적 반응률 20.6%), T-ACT(객관적 반응률 33.3%) 등 타 연구들과 비교해 가장 우수한 성적이라는 설명이다.

3제 병용요법(PR2D)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의 중앙값은 각각 7.1개월, 13.6개월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환자가 질병 진행없이 생존한 기간)과 전체 생존기간(환자가 질병 치료 시작 뒤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전체 기간)의 중앙값은 각각 7.1개월, 13.6개월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1차 치료 후 2차 치료로 표준치료(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를 받은 환자들의 치료성적과 3제 병용요법의 치료성적을 비교분석했다. 기존 표준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객관적 반응률 29%, 질병 조절률 78.6%로 3제 병용요법보다 낮았다.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에서도 3제 병용요법을 투약받은 환자군이 표준치료 환자군보다 각각 2.4개월, 3.8개월 더 길었다. 특히 3제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와 비교 시 추가적인 약물 저항성과 독성이 없어 실제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안정성을 보였다.

라선영 교수는 “기존 1차 치료에 실패한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환자들에게 HER2 특이 표적치료제의 추가 사용으로 유망한 2차 치료전략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환자분들에게 보다 향상된 치료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세브란스병원, 화순전남대병원, 강북삼성병원, 한림대성심병원과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종양학회지(JCO,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 50.739)’에 게재됐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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