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에 사활 걸었다’…릴리, 신약 도입 2조4천억원 투입

기업 인수 통해 항체약 '비마그루맙' 확보, 경쟁약 '위고비'와 병용 임상도 진행

[사진=일라이 릴리]

다국적제약기업 일라이 릴리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비만약 사업 확대에 돌입한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및 비만약 임상 3상을 준비 중인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 외에도 새로운 항체 의약품의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GLP-1 작용제로 분류되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와 병용하거나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선택지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릴리는 지방세포의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로 기대를 모으는 항체 약물 ‘비마그루맙(bimagrumab)’의 후보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비마그루맙의 판권을 소유한 베르사니스(Versanis)와의 인수합병을 최종 결정했다.

이번 계약에 따르면, 구체적인 선불금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개발 단계에 따른 추가금 등을 포함해 총 19억2000만 달러(약 2조4442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비마그루맙은 단일클론항체 약물로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 및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약제와 병용하는 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병용임상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로 평가된다. 릴리는 입장문을 통해 “인크레틴 기반 약물과 비마그루맙이 결합되면 근육량을 보존하면서 지방량을 더 줄일 수 있으며 비만 및 관련 합병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베르사니스는 생명공학 투자회사인 아디텀 바이오(Aditum Bio)가 2021년에 설립한 회사로, 노바티스로부터 비마그루맙의 개발 라이선스를 허가받은 이후 대사질환 및 비만 치료를 위한 임상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비마그루맙은 근육의 성장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마이오스타틴(myostatin)과 액티빈(Activins), GDF11 등의 리간드 결합을 차단하도록 설계된 액티빈 II형 수용체 표적 약물이다. 액티빈은 뇌하수체의 FSH(여포자극호르몬) 합성 및 분비 촉진, 생리주기 조절, 세포대사와 항상성 유지, 면역반응 등 다양한 생리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알려졌다. 이 약물은 2016년에 산발성 봉입체근염이라는 희귀 근육병을 적응증으로 한 2b/3상 임상시험에 실패하면서 좌절을 겪은 바 있다.

릴리는 “비만을 포함한 심혈관 대사질환을 정복하기 위한 신약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에 대한 전문성과 베르사니스가 가진 액티빈 치료 기술을 통합해 가능성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6월 릴리는 자체 개발한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평균 24%의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껏 승인된 비만약 위고비와 마운자로(당뇨약으로 승인)의 임상데이터를 뛰어넘는 결과로 평가된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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