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아이 기침, 항생제 안써도 되는 경우는?
젖은 기침 계속되면 기관지염 의심
더운 여름이 오면 기침과 멀어질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장기간 에어컨 노출이나 어린이집이나 학교 같은 단체생활 탓인지 아이들이 콧물과 기침 증상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계속 끼고 있던 시대가 끝나면서 아이들의 기침 소리도 더 잦아졌다. 만약 아이가 가래가 있는 젖은 기침을 계속 한다면 기관지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기관지염의 원인과 증상
기관지염은 말 그대로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보통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알레르기 유발 물질, 흡연, 대기오염 물질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한다.
보통은 급성 기관지염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이 가장 흔하며 일반적으로 감기 바이러스와 동일한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의 급성기관지염 중 50~75%는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긴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는 소아과 전문의 발언을 인용해 보통 소아가 보이는 흔한 기관지염 증상으로 젖은 기침과 가래, 가벼운 두통, 미열, 인후통, 가슴 통증이나 답답함, 피곤함, 몸살, 쌕쌕거리는 숨소리, 숨가쁨 등을 꼽았다.
증상 완화 방법
급성 기관지염은 주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때문에 굳이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전혀 없다. 세균성 감염을 시사하는 화농성 객담과 많은 양의 객담을 동반하는 경우에만 단기간의 항생제 처방을 한다.
일단은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푹 쉬는 것이 좋다. 1세 이상이라면 티스푼으로 진한 꿀을 한 스푼 먹여보자. 코가 꽉 차 답답하면 코를 풀고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등 코 관리에 공을 들이는 것도 기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기침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기침약 등을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어린이에게 완벽하게 안전한 감기·기침약은 많지 않고 약을 복용하면 몸이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약하게 만들어 오히려 좋지 않은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 주는 것도 증상 완화와 치료에 도움이 된다. 건조한 가을이나 겨울에는 보통 가습기를 사용하는데 오염된 가습기를 사용하면 오히려 공기 중에 세균이 퍼질 수 있어 철저한 세척과 관리가 필수다. 여름에는 높아진 습도와 함께 이로 인해 생기는 곰팡이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집안 습기와 이로 인한 곰팡이가 호흡 곤란 위험을 90% 증가시킨다는 스웨덴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습기가 많은 집에서 사는 사람은 만성 부비동염과 만성 기관지염에 걸릴 가능성이 각각 77%, 67% 높았다.
이 외에 ▲충분한 수분 섭취 ▲손과 구강 위생 관리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습관 ▲예방 접종 ▲호흡기 질환자와의 접촉 줄이기 등도 기관지염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럴 때는 무조건 의사에게
4주 이상이나 기침이 계속되거나, 발열, 코막힘,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 증상이 지속될 경우 의사의 진찰이 필수다. 특히 가래에 피가 섞여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병원으로 향하자. 식욕 부진, 수분 섭취 부족으로 탈수가 일어나지 않는 지 등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보통 관련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기관지염이라고 한다. 만성 기관지염 진단을 받은 14세 이하 어린이는 2~4주 정도 항생제 치료를 받는다.
기관지염이 아니더라도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다니는 아이라면 자주 기침 증상이 있는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증상이 오래 계속되더라도 중간에 증상이 없는 기간이 있다면 만성 기관지염이 아닌 감기로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