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골절 환자, 고관절 수술 후 열흘 만에 퇴원 앞둬
100세 고령 환자를 상대로 한 고관절 골절 수술이 성공했다. 노인성 고관절 골절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히면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50%-70%에 가깝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고관절 수술을 받은 A 씨(100세·여)는 기립과 보행 등 재활치료을 마친 후 오는 14일 퇴원을 앞두고 있다.
양주에 거주하는 A 씨는 지난 3일 자택에서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져 왼쪽 대퇴골 골절이 발생했다. 당시 홀로 있던 A씨는 넘어진 상태로 있다가 귀가한 가족이 발견해, 같은 날 오전 11시 구급차로 의정부을지대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A 씨는 빠른 수술이 필요했으나, 정밀검사에서 양쪽 폐에 피가 고여 있고 심장도 비대해진 상태여서 수술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병원에선 환자의 예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노인성 골절 치료 경험이 많은 남광우 정형외과 교수가 긴급히 A 씨의 수술을 맡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중환자실 의료진들도 협진 체계를 갖추고 대기했다. 남 교수는 2021년에도 100세 환자를 수술한 경험이 있다.
남 교수는 위급 상황 없이 50분 만에 부러진 왼쪽 대퇴골을 맞추고 견고하게 고정하는 내고정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A씨는 수술 예후도 좋아 초고령임에도 중환자실이 아닌 곧바로 일반병실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한 A 씨의 가족은 "어머니가 연세가 많으셔서 수술을 결정하는데도 많은 고민이 들었다"면서 "혹시라도 수술 후에 깨어나시지 못할까봐 걱정했지만, 교수님과의 상담 후 어머니의 수술을 맡겨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남광우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90세 이상 인구가 늘면서 초고령 노인들의 고관절 골절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연세가 많다는 이유로 적절한 수술이나 치료 없이 초고령 골절 환자를 집이나 요양시설에서 누운 상태로 생활하게 하면, 오히려 욕창, 폐렴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고관절이나 다리 통증이 발생하게 되면 조기에 수술해야 경과가 좋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