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모기와의 전쟁, 왜 나는 모기에 잘 물릴까?
역대급 장마 시작, 모기가 달려드는 이유와 피하는 방법
여름과 함께 몰려오는 공포스러운 존재,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장마철에는 유충 서식지인 물웅덩이가 늘어 모기 개체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올해는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데다 평년보다 긴 장마가 예고돼 모기에 대한 이해와 대응 준비가 절실하다. 모기와의 전쟁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24일(현지시간) CNN이 소개한 과학자들이 말하는 모기에 잘 물리는 이유, 모기를 피하는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모기는 왜 잡기 어려울까
우리는 왜 모기가 몸에 달라붙은 순간 이를 알고 잡지 못하는 걸까?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분자미생물학 및 면역학과 조교수 코너 맥메니언 박사는 “모기는 혈액응고를 막는 포름산을 주입하는데, 우리 몸이 이에 대항하기 위해 백혈구와 히스타민을 작용하면 그때서야 가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모기에게 당했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라는 의미다.
나만 물린다? 냄새가 포인트
모기는 초고도 근시로 1~2m 내의 사물만 겨우 알아볼 수 있다. 이렇게 눈이 나쁜 모기가 어떻게 몰래 피를 빨고 재빨리 도망까지 칠 수 있는 걸까. 모기는 부족한 시각 대신 초고성능 후각을 가지고 있다. 결국 모기를 끌어들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냄새로 이에 어떤 냄새가 모기를 자극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맥메니언은 최근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모기가 개인의 체취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특정 화학물질을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가 숨을 내쉴 때마다 내뿜는 이산화탄소도 모기를 부른다. 자고 있을 때 윙윙거리는 소리에 괴로운 것도 이산화탄소에 반응한 모기가 얼굴 주위를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체온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는 일단 사람 냄새를 맡고 실체를 확인하면 피부에서 발산하는 열을 감지한다.
지난해에는 피부에 사는 유익균이 피지를 먹어 생기는 카복실산이 모기를 끌어들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022년 10월 미국 록펠러대 신경과학연구팀은 자원자 64명의 팔에 나일론 스타킹을 착용해 체취를 모은 뒤 이집트숲모기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외에도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모기에 더 잘 물린다거나 빨간색 등 특정 색깔이 모기를 더 자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모기를 100%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안타깝지만 아직은 없다. 모기가 사람에게 달려드는 이유 자체가 워낙 복합적이기 때문에 완벽한 퇴치법도 없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몸을 많이 가려 물릴 수 있는 면적을 줄이는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맥메니먼은 디트(DEET)나 피카리딘처럼 모기를 죽이지 않고 쫓는 성분이 포함되고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등록된 모기 기피제 사용을 추천했다. 식물성 제품을 원할 경우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집 안에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방충망을 설치하고 빈틈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것은 기본이다. 밤에는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어 모기가 움직이기 불리한 환경을 만든다. 알이 부화하지 못하도록 집 안과 밖에 고인 물이 없도록 한다. 후각에 예민한 모기이므로 땀이나 냄새를 줄일 수 있게 청결에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화장품이나 향수도 모기를 자극할 수 있으니 적당히 사용하는 게 좋다.
불을 붙여 연기를 내는 방식의 모기향을 사용할 경우 밀폐된 공간은 피하고 불이 붙을 수 있는 물질이나 물건이 주변에 없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살충 성분이 포함된 액체나 매트형 전자모기향은 환기가 필수다. 사용 후에는 전원을 끄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