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요통...제대로 예방·대처하려면…
환자 30년 내 6억→8억 급증 전망…특히 아시아인 많이 늘어날 것
요통(허리 통증)이 앞으로 매우 심각한 글로벌 의료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요통 환자는 2020년 약 6억1900만명에서 2050년 약 8억4300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호주 시드니대 등 공동 연구팀은 세계 204개국 및 기타 지역의 1990~2020년 ‘글로벌 질병부담(GB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요통 환자가 30년 동안 약 36% 증가해 요통이 심각한 GBD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질병부담(burden of disease)은 병으로 삶에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부담)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환자가 병으로 숨지거나 후유증 또는 각종 장애로 얼마나 큰 부담을 갖게 되는지를 수치로 표현(계량화)한다.
연구팀은 요통 치료에 대한 일관된 접근 방식이 사실상 없는 데다 요법 선택도 매우 제한돼 있어 요통이 세계적인 의료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마누엘라 페레이라 시드니대 교수(시드니 근골격 건강 콜링 연구소)는 “호주에선 이 기간 중 요통 환자가 약 50% 늘어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성인의 80%가 일생 중 한 번 이상 요통으로 고생”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에서는 디스크 질환 등 만성 요통 환자가 전체 인구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의 30%가 요통을 호소하며, 80%가 일생 중 한 번 이상 요통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 결과 요통으로 인한 질병 부담의 3분의 1 이상은 직업적 요인과 과체중 및 비만, 흡연인 걸로 분석됐다. 요통은 성인 근로자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 결과 노인들에게 더 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요통에 걸릴 위험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분석에 데이터를 활용한 GBD는 국가, 시간, 연령 및 장애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GBD가 요통 사례의 미래 유병률을 모델링하는 데 쓰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통의 3분의 1은 직업적 요인, 과체중 및 비만, 흡연
전문가들은 2018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을 통해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요통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글로벌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요통에 대한 일부 수술과 아편유사제(오이오피드) 활용 등 요법은 일관성이 부족하고 효과가 없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렇다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워싱턴대 의대와 ‘글골격 건강을 위한 글로벌연합’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Global, regional, and national burden of low back pain, 1990–2020, its attributable risk factors, and projections to 2050: a systematic analysis of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21)는 국제학술지 ≪란셋 류마톨로지(Lancet Rheumatology)≫에 실렸다.
◇요통에 대한 사실과 그릇된 통념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에 따르면 요통은 송곳으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일 수도 있고 둔한 통증일 수도 있다.
1.비만한 사람의 통증이 더 심하다: 사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면 허리 통증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체중 또는 비만은 등에 스트레스를 가한다. 요통은 일주일 내내 앉아 있다가 주말에만 바짝 자신을 몰아세우는 주말 운동파들에게 가장 흔히 나타난다.
2.카이로프랙틱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그렇다. 미국통증학회와 미국내과학회 치료 지침을 보면 환자와 의사가 요통에 대해 입증된 이점이 있는 요법의 선택을 고려하는 게 좋다. 여기에는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 마사지 요법이 포함된다.
3.침술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침술은 통증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침술과 요가, 인지행동 요법 등이 표준 자가관리로 요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4.항상 똑바로 앉아야 한다: 통념
구부정한 자세는 나쁘다. 그러나 자세를 똑바로 한 채 너무 오래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하루에 몇 차례 휴식을 취해야 한다. 발을 바닥에 대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등이 약간 구부러지게 하는 게 좋다.
5.무거운 물건을 들면 안 된다: 통념
얼마나 많이 드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드느냐가 중요하다. 들어야 할 물건에 바짝 다가간 뒤 등을 곧게 펴고 머리를 위로 한 채 가까이에 쪼그리고 앉는다. 일어서서 다리를 이용해 물건을 들어올리고 팔을 이용해 물건의 가운데를 잡는다. 몸을 비틀거나 구부리면 안 된다. 허리를 다칠 수 있다. 물론 자신에게 너무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려선 안 된다.
6.침대 안정이 최고의 치료법이다: 통념
충분한 휴식은 요통을 일으키는 최근의 부상이나 좌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하루나 이틀 동안 침대에서 눌러 지내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
7.요통은 부상을 당해야 생긴다: 통념
요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디스크 퇴행, 질병, 감염, 심지어 유전질환 때문에 요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8.마른 체형은 요통에 잘 걸리지 않는다: 통념
요통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거식증 같은 섭식장애가 있어 너무 마른 사람은 뼈 손실이 있을 수 있다. 뼈와 척추가 부러질 확률이 더 높다.
9.운동은 요통에 좋지 않다: 통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요통을 예방할 수 있다. 의사는 최근 허리를 다친 사람들에게 운동을 권할 수 있다. 부드럽고 작은 움직임으로 시작해 점차 강도를 높인다. 급성 통증이 사라지면 운동 계획을 세워 요통이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
10.단단한 매트리스가 더 좋다: 통념
스페인의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중간 정도의 단단한 매트리스에서 잠을 잔 요통 환자는 단단한 매트리스에서 잠을 잔 요통 환자에 비해 통증이 훨씬 덜 하고 훨씬 더 잘 움직일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수면 습관과 요통의 원인에 따라 매트리스를 선택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