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꼬박꼬박 챙겼는데도 '위암'... 왜?
정확도 높은 위내시경... '검사 간격·충분한 관찰시간' 중요
위내시경의 위암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적절한 간격의 정기검진뿐 아니라 의료진의 충분한 검사시간도 필수적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준·이준행 교수와 건강의학본부 표정의 교수 연구팀은 △위내시경 검사 주기가 2년을 넘지 않고 △검사 의료진이 3분 이상 위내시경을 관찰할 때 위암 조기 발견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는 결론을 보고했다.
연구팀은 2005년~2021년 위내시경을 통해 위암 음성 결과가 나왔으나 이후 6~36개월 이내 위암 판정을 받은 환자 1257명의 검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령, 성별, 위암 가족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내시경 소견을 관련 변수로 조사해 위 관찰 시간과 내시경 검사 주기를 위내시경의 정확도를 높이는 중요한 '질(Quality) 지표'로 꼽았다.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 중 진행 중인 암을 발견하지 못하고 이후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인 '중간 위암’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라는 결론이다.
먼저 위내시경 정기 검사 간격이 2년을 초과할 경우 진행 중인 위암을 놓칠 수 있다. 현행 40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암검진에선 매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곤 있지만 의무 사안은 아니라 환자에 따라 이 간격이 1~3년 정도까지 차이가 난다. 또한, 의료진의 위 관찰 시간이 최소 3분 이상을 넘어야 정확한 관찰이 가능하다고도 봤다. 전체 내시경 관찰 시간이 4-5분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준 교수는 "진행성 중간 위암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위 관찰 시간, 내시경 교육과 학습을 통해 '보만 4형 위암'의 내시경 소견 특징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은 국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위내시경 검사를 위한 질 지표' 기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위내시경은 위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위암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적인 검사 방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위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에서 위내시경 검사는 위암을 조기 진단·예방해 위암 관련 사망률을 50% 정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다.
위내시경에도 위암을 발견하지 못하면(중간 위암) 진행성 위암인 환자가 많고 국내 위암 사망률을 높이는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전 보고에서 위암 진단 환자 중 약 10%가 3년 내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4분의 1(25%)이 사망률 63%에 달하는 진행성 위암(보만 4형 위암)이었다. 보만 4형 이외의 위암 환자의 평균 사망률은 26%에 불과하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분야 국제학술지인 '임상 위장병학과 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IF=13.576)에 발표됐다.
[관련기사=같은 ‘위암’인데 생존율 차이가.. 왜? 96% vs 5.6%(https://kormedi.com/1577111/) · 암 검진 몇 살까지?…암 종류마다 달라(https://kormedi.com/1579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