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자녀 엄마 가수 정미애 “암보다 엄마가 강하다”

[김용의 헬스앤]

구강암의 종류인 설암은 혀의 옆 중앙부나 뒤쪽 1/3인 곳에서 많이 생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백 번 넘어져도 괜찮아, 상관없어. 남은 인생이 있잖아~”

설암 투병 중인 가수 정미애(41)가 23일 방송(KBS2 '노래가 좋아')에서 목소리를 높여 노래를 불렀다. 자신의 심경을 담은 듯 노래 제목도 ‘걱정 붙들어 매’였다. 지난해 1월 8시간 대수술 끝에 혀의 3분의 1을 절제했지만 발음이 정확했고 가창력도 여전했다. 무용단과 함께 신나는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일백 번 넘어져도 괜찮아” 라는 대목에서 암 완치, 재기 의지를 드러내는 듯 했다.

3남1녀의 엄마인 정미애는 넷째의 돌 무렵(2021년 12월)에 암 진단을 받았다. "설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가수에게 설암이라니... 어렵게 얼굴을 알렸는데, 여기서 노래를 포기해야 하나... 모든 것이 불투명했지만 그는 수술 후 재활 훈련에 몰두했다. 혀를 잘라내면서 얼굴이 약간 비뚤어지고 체력과 면역력이 약해져 조금만 피곤해도 심한 통증과 얼굴 경직이 나타났다.

그는 암 진단 전에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입안 점막에 미세한 상처가 나는 구내염을 달고 살았다. 넷째를 낳고 거의 매일 입안에 염증이 있었다. 처음에는 노래는커녕 말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수술이 참 잘 됐다. 혀의 3분의 1을 잘랐지만 다행히 안쪽이었다. 만약 발병 부위가 혀의 끝 부분이었다면 노래를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눈을 떴을 때 “나 토할 것 같아” 소리 질렀다. 그 와중에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혀 수술 부위가 아물자 발음-발성 연습을 반복했다. 생각대로 발음이 안 나와 눈물을 흘린 적이 많았다. 힘들 때마다 3남1녀 아이들 얼굴을 떠올렸다. 중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아기까지... 어느 순간 정상에 가까운 발음이 나왔다. 노래를 부르니 가사가 어느 정도 전달됐다. 아, 가수생활을 다시 할 수 있겠구나...

정미애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고 최근 신곡까지 발표하며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발음이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렸고 대중 앞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자신이 없었다. 병명도 알려야 하니... 스스로 용납이 안 됐다. ‘숨어 살아야 하나?’ 생각했는데 팬들이 강하게 이끌어 주셨다”며 활짝 웃었다.

정미애가 방송에서 암 투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KBS 2TV ‘불후의 명곡’]

설암은 혀에 생기는 암으로 입안 주위에 생기는 구강암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50~60대 환자가 많고 암이 생긴 곳은 혀의 측면 중앙부나 뒤쪽 1/3인 경우가 많다. 혀는 다른 부위에 비해 암세포의 침투가 쉬워 일찍 림프절 전이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상은 혀가 부은 듯한 느낌, 음식을 먹을 때 불편감이 있을 수 있다. 3주 이상 지속되는 혀 부위의 궤양-부종, 혀 점막에 생긴 적백색의 반점, 삼킴 곤란,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난다.

예방법으로 금연-음주 절제 외에 뜨겁거나 짠 음식, 탄 음식을 절제하는 게 좋다. 날카로운 치아, 보철제 등이 구강 점막을 오래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입안의 염증도 빨리 치료해야 한다. 점막이 헐어서 10일 이상 지속되는 궤양을 살피고 입안에 하얀색이나 붉은색 염증이 생기면 치과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구강은 입만 벌리면 잘 보이는 부위이기 때문에 복잡한 검사나 내시경 검사 없이 검진이 가능하다. 의사의 눈으로 병변의 생김새를 보고 판별하거나 손으로 만져서 판단하는 검진 방법 등이 가장 빠르고 간단하다.

의료진이나 병원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설암(구강암) 환자들은 치료 후 1년 간은 4~8주마다, 2년째는 2~4개월, 3년째는 4~6개월, 3년 이후에는 6개월마다 검진한다. 5년이 지나면 완치된 것으로 보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후에도 1년 마다 추적관찰이 권유된다. 재발의 90% 이상이 통상 치료 후 2년 내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어 이 시기가 중요하다(국가암정보센터).

남편이 가수 조성환인 정미애는 “가족들이 큰 힘이 됐다. 애들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중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그리고 아기까지... 엄마가 아픈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삶의 의지가 샘솟아 정신없이 육아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애들은 자연분만 둘, 제왕절개 둘로 낳았다. 그때가 더 아팠다. 엄마는 강하다”고 활짝 웃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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