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100골, '국뽕 잔치' 속에서 새길 명언
[이성주의 건강편지]
수비수 두 명이 다가서자, 페리시치가 공을 손흥민에 넘겼습니다. 페리시치에게 되돌려줄까, 페널티 에어리어 중간으로 띄워줄까, 일반적 예측과 달리 손흥민은 세 번 툭툭 치고 나가더니 벼락같이 슛을 때렸습니다. 수비수 조엘 펠트만이 덤볐지만 늦었습니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손흥민 존’에서 손의 발을 떠난 공은 20여m 아름답게 휘어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혔습니다.
손흥민이 또 역사를 썼습니다. 8일 밤 토트넘 홋스퍼 홈구장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리그 30라운드 경기 전반 10분, EPL 역사상 34번째이자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100호 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5월 리그 23골로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데 이어 EPL 입성 8시즌 260경기 만에 또 기록을 세운 것입니다. 그리고는 공(功)을 동료에게 넘겼습니다.
“솔직히 슈팅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호이비에르가 뒤에서 ‘슛’이라고 정말 큰 소리로 외쳤어요. 그 덕분에 편하게 슈팅할 수 있었어요.”
손흥민은 골을 넣고 슬라이딩 세러머니를 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는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뻗어 하늘을 가리켰습니다. 며칠 전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에게 고마움과 기쁨을 전하는 몸짓이었다고 합니다.
손흥민은 1 대 1로 비기고 있던 후반 34분에는 아담 웹스터의 가랑이 사이로 호이비에르에게 공을 패스해 케인의 결승골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5, 6위 팀 간의 대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서 4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지요.
우리나라 언론은 일요일 그야말로 ‘국뽕 잔치’였습니다. EPL 홈페이지가 손흥민으로 도배돼 있다던데,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리버풀과 아스날의 경기 전망, 명예의 전당 후보 등에 관한 뉴스와 함께 맨시티 케빈 더 브라이너의 EPL 역사상 5번째 100도움 뉴스가 손흥민 100골 소식과 함께 채워져 있더군요. 그렇다고 손흥민의 위업이 빛바래는 것은 아니지요. EPL은 페이스북 계정에서 위 사진과 같이 축하의 글을 올렸습니다.
손흥민의 성과가 멋진 것은 그가 실패와 비난, 슬럼프 등의 난관에 빠질 때마다 지독한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이뤘기 때문일 겁니다. 비난과 야유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는 프로 선수입니다. 많은 팬이 나를 보러 왔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요. 심지어 최악의 날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자세가 쌓여 아시아 최고의 역사를 계속 써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은 손흥민의 명언을 통해 우리를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프로는 실패와 불운에 좌절하지 않고, 성공이나 행운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말은 여러분이나 제게도 ‘삶의 비타민’이 될 수 있을 텐데….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 오늘 먼저 값을 치른다. (삶에서) 후불은 없다.”
1930년 오늘은 프랑스의 피아니스트, 작곡가인 고(故) 클로드 볼링이 태어난 날입니다. 플루트 연주자 장 피에르 랑팔과 협연하는 크로스오버 재즈 명곡 ‘Baroque And Blue’ 감상하겠습니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연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