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변'?... 큰 일 보는 '정상 횟수'는?
'큰 일', 얼마나 자주 봐야 건강에 좋을까?
남들에게 말할 수 없지만, '배변 횟수'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가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대장암 등이 걱정되기도 하고, 반대로 배변 횟수가 적다면 변비와 소화기능 이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배변을 얼마나 자주 봐야 하는지 정해진 횟수는 '딱히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정상이나 평균 범위도 넓다. 하루 3번 화장실을 가거나 일주일에 3번 화장실을 가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화장일에 얼마나 자주 가야 하는지는 식단에서부터 전반적인 건강 상태까지 개인마다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특히나 배변 횟수와 같은 빈도의 문제는 사람마다 독특하다. 몸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습성(항상성)과 같이 개인이 화장실에 가는 횟수 역시 '배변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변의 상태 역시 빈도와 일정한 상관성을 갖기도 한다.
◆ '하루 3번~일주일 3번' 밖이라면 질환 의심... 대변 '상태' 참고해야
이와 관련한 몇가지 연구가 있다. 2019년 미국 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더 이전인 2010년 스칸디나비아 소화기학회지가 발표한 연구 내용이다.
두 연구 모두 '하루 3번~일주일 3번 정도는 정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새로운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는데도 이 범위를 넘어선다면 관련 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을 것을 권고한다. 일주일에 3번보다 배변 횟수가 적다면 변비를, 반대로 하루 3번 이상 배변이 너무 잦다면 급성 설사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 본인의 건강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또하나의 기준은 굳기와 모양, 잔변감과 같은 대변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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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라면 딱딱하고 건조한 알맹이 같은 대변을 유발할 수 있으며 큰 일을 보기 어렵거나 심지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큰 일을 봐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복통이 있을 수 있고, 금새 다시 화장실에 가고 싶을 수 있다.
대변을 누기 매우 어렵거나 검은색 혹은 매우 얇은 모양의 대변을 갑자기 보기 시작했다면 병원에 꼭 가봐야 한다. 대장암의 신호일 수도 있다. 대체로 변비를 동반하긴 하지만 설사도 가능하며, 특히나 배변 중 열이 난다면 반드시 대장암 검진을 권고한다.
◆설사라도 '다 같은 설사' 아냐... 지속기간·원인 확인해야!
수분이 많은 설사 때문에 배변이 너무 잦다면 적절한 지사제를 섭취하며 하루나 이틀 정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개 '급성 설사'는 1~2일 이후 증상이 가라앉기 때문이다. 이 이상을 넘어 복통과 구토, 어지럼증, 미열 등도 함께 나타나면 감염성 식중독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여행·스트레스
여행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역시 영향을 줄 수 있다. 동남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을 찾은 여행자의 30~60%가 '여행자 설사를 경험한다. 물갈이 등 환경적 변화 때문이다. 내장과 뇌는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우울증,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요인은 잦은 설사와 복통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여성의 생리와 임신
여성의 생리나 임신 또한 영향을 준다. 2014년의 한 연구는 소화기 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 여성의 73%가 생리 전 또는 생리 기간 동안 복통과 설사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월경이나 임신 중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호르몬 유사 화합물의 수치가 높아지면 설사하기 쉽지만,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 변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
▷카페인, 알코올, 당알코올
일부 음료의 성분이 소화를 촉진해 배변활동을 자극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음료가 바로 커피와 술이다. 카페인이 든 커피는 물보다 60% 이상, 디카페인 커피보다 23% 이상 대장 활동 촉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잦은 배변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술은 설사와 변비에 모두 기여할 수 있다. 술이 배변에 미치는 영향은 술의 종류와 마시는 양에 따라 달라진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가 15% 이상인 주류는 소화를 늦추고 하고 변비를 유발한다. 반면 와인이나 맥주 등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낮은 주류는 소화를 촉진해 설사를 유발한다.
최근 무설탕·제로 칼로리 등을 내세운 음료나 주류 역시 함량과 개인에 따라 소화불량과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어 추가 연구는 있지만, 대체 과당이나 당 알코올 성분 때문이다. 평소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예민하다면, 자일리톨과 소르비톨, 아스파탐, 에리트리톨(에리스리톨) 등의 성분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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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주' 이상 지속 땐 '원인 질환' 찾아야
설사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할 때는 '지속성 설사'나 '만성 설사' 등의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지속성 설사는 2~4주 정도 증상이 지속할 때, 그 이상을 넘어 설사 증세가 이어질 땐 만성설사로 분류한다.
질환 측면에선 보통 과민성 대장증후군, 크론병 등의 염증성 장질환과 당뇨병 등 내분비 질환의 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외에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 △배변통 △복부나 허리 통증 △혈변 △구토 등이 동반한다면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전문의와 상의해 검사를 진행해볼 필요가 있다.
장기간 설사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론 대체로 △각종 바이러스 감염 △결장 용종 △셀리악병 △소장세균과잉증식(SIBO) △게실염 △담낭결석 △갑상선 기능 항진증 △유당과민증 △과당불내증 △각종 내분비 질환 △각종 염증성 장질환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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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 도움=유형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