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싫어요"...국민, 반대 이유는?

비대면 진료 '만족한다'는 앞선 조사와 상반

코로나 시국, 한 이비인후과 의사가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비대면 진료의 한시적 허용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5월 이후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하향되고 감염병 등급이 조정되면 의료기관은 비대면 진료를 멈춰야 한다.

정부는 이에 앞서 비대면 진료의 제도권 안착을 서두르고 있다. 오늘(5일) 정부와 국회는 비대면 진료 법제화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4일에는 국회 연구단체인 유니콘팜의 공동대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비대면 진료에 '초진'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비대면 진료의 소비자인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코로나 기간 비대면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대면 진료 경험 환자와 가족 500명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8%가 '비대면 진료 이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2022년 10월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62.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87.9%가 향후 사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비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8.9%로 가장 많았다. 5875명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한 결과다. 초진을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은 24.8%, 재진부터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은 16.3%였다.

해당 설문조사의 토론 코너에는 "안 그래도 마약이 난리인데 악용될 소지가 많아 반대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었다. 앞선 설문조사와 상반된 결과는 최근 마약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3일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마약 음료'가 등장하는 등 국내 마약 유통 상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 도입 시 건강보험 재원이 빠르게 소진될 것을 우려하는 의견들도 많았다. 한 시민은 "배달 어플이 음식 가격을 크게 상승시켰다"며 "진료도 편의성이란 단어에 혹한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방 악용, 의료 쇼핑, 건보료 재정 낭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고 높은 의료 접근성으로 인한 비대면 진료의 불필요성, 의료 민영화 우려, 진료의 부정확성과 안전성 우려 등에 대한 의견들도 있었다.

비대면 진료는 5월이면 허용할 법적 근거가 사라져 불법이 될 위기에 처했지만, 진료 허용 범위에 대한 관련자의 입장차가 크고,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나와 순조롭게 안착하기엔 넘어야 할 여러 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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