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기 속 대장균, 여성 요로감염도 일으켜(연구)

“요로감염 8%, 오염 식품 날로 먹어 생겨”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30배 많다는 요로감염. 요로감염의 약 8%는 오염된 식품을 먹은 뒤 대장균에 감염돼 발생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요로감염은 밝은 삶을 꾸리는 데 큰 지장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염된 음식의 대장균 탓에 여성들이 요로감염(UTI)에 걸릴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대장균(E. coli)에 감염되면 여성들이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균은 장에 살고, 대변을 통과하고 때로는 대변에서 요로로 다시 옮겨간다. 오염된 고기를 먹으면 이 박테리아가 장에 침입해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의 제1저자인 랜스 프라이스 교수(미생물학)는 “닭고기 등 각종 오염된 고기를 먹으면 대장균이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를 충분히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는 습관을 바로잡으면 큰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로감염은 대부분 방광에서 발생하며 소변을 자주 보고 싶은 충동(배뇨 충동), 소변 중 화끈거림, 아랫배 통증 등 증상을 일으킨다. 요로 감염이 콩팥(신장)이나 혈액으로 퍼지면 증상이 더 나빠지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대장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세균(박테리아) 변종은 실제 해롭지 않다. 대장균은 몸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유익한 박테리아의 일부로 사람의 장에서 잘 살지만 장에 서식하는 대장균이 대변으로 배출될 때 요로로 이동해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 속에 사는 미생물군의 생태계다.

연구팀은 식료품점에서 사먹는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대장균에 의해 일부 요로감염이 발생한다는 유전학적 증거를 발견했다. 또 대장균에 의한 요로감염의 약 8%가 오염된 식품을 먹어 생기는 것으로 추산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로감염에 걸리는 위험이 최대 30배나 높다. 여성의 해부학적 구조가 남성보다 훨씬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요도 입구는 항문 가까이에 있어 대장균이 요로로 가는 길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연구팀은 1년 동안 2주마다 애리조나주 식료품 체인점 9곳에서 생닭·돼지·칠면조 등 고기 제품을 구입했다. 또한 주요 의료센터에서 요로감염 환자들에게서 분리한 모든 대장균 검체를 수집해 분석했다. 특히 육류와 이들 환자의 대장균 게놈을 자체 개발한 수학적 모델로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요로감염의 약 8%가 오염된 육류를 먹은 뒤 대장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미국에서만도 매년 50만명이 오염된 음식을 먹고 요로감염에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 결과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선 대규모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대장균 때문에 요로감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고 교차오염에 주의해야 된다. 날고기나 그 포장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음식 재료의 표면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샐러드 등을 먼저 만든 뒤 냉장고에서 고기를 꺼내는 게 좋다. 대변 후 손을 깨끗이 닦는 등 청결에 주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연구팀은 과일·채소 등 건강에 좋은 식사를 충분히 하고, 적절한 수면과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면역기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sing source-associated mobile genetic elements to identify zoonotic extraintestinal E. coli infections)는 ≪원 헬스(One Health)≫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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