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만에 밝혀진 베토벤 사인은?
머리카락으로 DNA 분석해 발견
음악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음악의 성인’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1827년 오늘(3월 26일) 숨졌다. 매독, 납 중독, 수종병 등 그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과 음모론이 있었다. 최근 그가 간 질환으로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과 독일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베토벤이 간 질환으로 숨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베토벤의 머리카락으로 알려진 8 쌍의 머리카락을 전 세계에서 수집해 게놈 분석을 통해 간 질환의 근거를 찾았다.
의학계는 베토벤의 청력 저하와 사망 원인으로 ‘납 중독’을 지목하고 있었다. 1990년대에 머리카락을 분석했을 때 정상인의 100배가 넘는 수준의 납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당시 분석한 머리카락의 주인은 신원 미상의 여성으로 결론이 났다.
베토벤은 선천적으로 간 질환 유전자가 있었으며 말년에 B형 간염을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습관에 대한 기록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베토벤이 직접 기록한 회화집에 매우 규칙적으로 술을 마신 걸로 나와있다. 연구팀은 “정확한 음주량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기준으로도 간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토벤의 사망은 △간 질환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 △말년에 걸린 B형 간염 △술 마시는 습관이 원인이었다. 숨지기 전 자신의 병을 의학적으로 밝혀 달라는 베토벤의 부탁이 이제야 이뤄진 셈이다.
다양한 역사 자료에 따르면, 베토벤은 청력 저하와 위장병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번 연구에서 청력이나 위장과 관련한 단서를 얻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