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 혈액형 다르면 생존율 떨어질까?
이식 후 2주 동안 거부 반응 집중 관찰해야
여러 가지 이유로 신장이 나빠지면 투석치료나 신장이식을 한다. 생체신장이식을 계획한다면 보통 가족들로부터 신장을 기증받게 되는데 이때 공여자가 건강하다면 꼭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아도 신장을 이식할 수 있다.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탈감작요법 통해 혈액형 달라도 이식 가능
다른 형 혈액에는 자신에게 없는 혈액형 항원에 대한 항체가 있다. 예컨대 A형인 사람은 B 항원에 반응하는 항체를 가지고 있고 O형인 사람은 A와 B에 대응하는 항체 모두를 가지고 있다. B형에 대응하는 항체를 지닌 A형 사람이 B형 혹은 AB형 사람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으면 거부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 전에는 수혜자 혈액의 항ABO 항체를 제거하는 치료를 먼저 한다. 이를 ‘탈감작요법’이라고 한다. 이미 있는 항체를 제거하고 앞으로 항체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과정이다. 혈장분리교환술과 리툭시맙, 그리고 면역글로불린 등이 쓰인다.
혈장분리교환술로 항체 제거
혈장분리교환술은 이미 있는 항체를 제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전혈장교환술, 이중필터 혈장분리교환술, 면역흡착술 등이 있으며 현재 대다수 국내 병원은 전혈장교환술을 시행하고 있다.
전혈장교환술은 수혜자의 혈장을 제거하고 알부민이나 신선동결혈장으로 보충해 혈액에 있는 항ABO 항체를 직접 제거하는 시술이다. 보통 이식 예정 1주일 이내에 시행하며 수혜자가 지닌 항체의 양에 따라 최소 1~2회, 최대 4회 이상 이뤄진다.
이식 후 2주동안 거부반응 집중 관찰해야
항ABO 항체를 줄이고 이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식 이후 혈액 내 항체의 양이 변할 수 있다. 항체 매개성 거부반응은 대부분 이식 후 첫 2주 안에 발생하므로 이 시기 동안은 항체 역가를 집중적으로 추적 관찰해야한다. 이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항ABO 항체가 더 이상 이식신장을 공격하지 않는데, 이러한 순응이 이뤄지는 시기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개 이식 2주 이후다.
생존율 비슷해…합병증 관리가 관건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정수웅 교수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은 신장이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넓혔다. 또 면역억제제의 발전과 치료 노하우가 쌓이며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의 5년 이식신장 생존율은 90~95%로 혈액형 일치 신장이식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고강도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므로 신장이식 후 감염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면밀한 주의 및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