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비만에 실내 온도가 중요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개선하고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호주 가반의학연구소 연구팀이 시원한 실내온도가 건강한 지방인 ‘갈색지방’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갈색지방은 내장비만의 원인이 되는 흰색지방과는 달리 다량의 열을 생성해 체온을 유지시키는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낮은 기온이 갈색지방의 생성을 촉발시키고, 반대로 기온이 올라가면 갈색지방의 손실이 발생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갈색지방은 열을 생성시켜 체내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킨다. 즉, 갈색지방이 늘어나는 만큼 비만이나 당뇨의 위험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내분비학자 폴 리 박사와 동료들은 5명의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매달 기온을 달리한 실내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실험을 4개월 간 진행했다.
실험 첫 달과 세 번째 달의 실내 온도는 75℉(23.9℃)를 유지했고, 두 번째 달과 네 번째 달은 각각 66℉(18.9℃)와 80.5℉(26.9℃)에서 지내도록 했다.
실험에 참가한 남성들은 오전과 오후에는 그들의 일상적인 활동을 했고, 밤에 귀가한 이후에는 최소한 10시간 이상 연구팀이 제시한 온도에서 생활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달은 온도에 의해 체내 열이 생성되거나 손실되지 않는 기간이다. 즉, 실험참가자들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열을 생성하거나 식히기 위해 열을 손실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험 첫 달은 실험참가자들이 갈색지방을 생성하는 평균적인 양을 측정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방의 온도를 낮춘 두 번째 달 갈색지방의 수치 변화와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그 결과, 두 번째 달 실험참가자들은 갈색지방이 첫 달보다 30~40%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또 세 번째 달 실험참가자들의 갈색지방은 첫 달과 동일한 수치로 돌아갔고, 네 번째 달에는 오히려 생성 수치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갈색지방의 양이 증가할 때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갈색지방이 많은 사람들은 식사를 하고 난 뒤 더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혈당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갈색지방은 식사 후 혈당을 낮추기 어려운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리 박사는 “연구를 통해 갈색지방이 증가하면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글루코오스 대사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상승한 기온이 갈색지방의 생성과 기능을 방해하고 있다”며 “비만과 대사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갈색지방”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구는 ‘당뇨저널(Journal Diabetes)’ 온라인 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정보지 헬스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