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나타난 실어증, 치료 서둘러야 하는 이유
언어 재활로 극복 가능…골든타임 지켜야
하루아침에 말을 못 하게 된다면? 이른바 실어증이란, 언어를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손상돼 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기능이 떨어진 것을 말한다. 대부분 뇌졸중 후유증으로 나타나는데, 뇌졸중 치료를 받고 회복된 환자의 25~4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하다. 실어증은 왜 발생하는지,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본다.
뇌 손상이 주요 원인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혈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죽는다. 이때 손상된 영역에 따라 ‘베르니케 실어증’과 ‘브로카 실어증’으로 나뉜다. 베르니케 영역은 좌측 측두엽에 존재하며, 이 부위가 망가지면 말은 하지만 의미가 없는 단어를 나열하게 된다. 또 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브로카 영역은 좌측 전두엽에 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남의 말을 이해하긴 하지만 말을 하는 게 어렵고 말수가 적어진다. 이외에도 뇌종양, 치매, 낙상,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으로도 실어증이 올 수 있다.
일찍 치료할수록 예후 좋아
언어재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따라서 뇌졸중 후 치료를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기 3개월에 가장 많이 회복되지만 6개월 이후에도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다. 언어재활치료는 크게 언어치료, 뇌자극치료, 약물치료로 나뉜다.
그 중 뇌자극 치료는 자기장을 이용해 뇌를 자극하거나, 뇌 표면에 직류자극을 보내 신경세포의 활성을 일으키는 치료법이다. 약물도 언어기능의 회복을 돕는데, 뇌자극 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부작용 여부와 효과를 살펴야 한다.
초기 치료 소홀한 경우 많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언어재활치료에 대해 “가장 안타까운 것은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환자나 보호자가 겪는 어려움이 큰데도 국가나 사회 인식이 부족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재활 노력을 게을리한다”며 “환자도 잘 이해가 안되고 의사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니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사회복귀와 직업복귀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초기부터 실어증을 인식하고 재활의사, 언어재활사, 작업치료사 등 다학제 관점에서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