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죄송” 오히려 사이 좋아진 이웃, 무슨 일이?
아이들이 뛰는 소리는 법적 층간소음 해당
요즘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다툼이 늘고 있다. 끔찍한 폭력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지만 해결이 쉽지가 않다. 최근 층간소음으로 인해 갈등이 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웃 간 사이가 돈독해진 사례가 소개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층간소음으로 갈등 직전에... 사이 좋아진 비결은?
“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약소하지만 맛있게 드세요”
아파트 8층에 사는 A 씨는 최근 직장에서 귀가한 후 집 문고리에 걸린 비닐 봉투를 발견했다. 빵 한 상자와 산삼주 한 병이 들어 있었다. 간단한 글이 담긴 쪽지도 붙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자주 인사드려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명절에 잠깐 찾아갔었는데 댁에 안 계셔서 이제야 인사드려요. 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약소하지만 맛있게 드세요. 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항상 많이, 많이 감사드립니다”.
선물을 보낸 사람은 바로 아파트 위층(9층)에 사는 이웃이었다.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을 A 씨를 걱정해 선물과 쪽지를 남긴 것이었다.
A 씨는 “위층에 젊은 부부와 남자아이 2명이 산다. 이 녀석들이 많이 뛸 때도 있고, 조용할 때도 있다. 부모가 주의를 준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들을 나이다. 그런데 위층 분들이 이사 오자마자 먼저 찾아오셔서 ‘아이들이 어려서 많이 뛴다. 죄송하다. 자주 주의를 주겠다’면서 귤을 주고 가셨다. 그 뒤로 마음이 풀렸다”고 했다.
이어 “위층 분들은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아이들 때문에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를 ‘자동’으로 하신다. 나도 ‘아이들이 그렇죠.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답한다"고 했다. 이 사연은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소개됐다.
◆ 얼마나 시끄러워야 ‘층간소음’에 해당될까?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사실 소음은 개인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얼마나 시끄러워야 층간소음일까?
현재 법적으로 층간소음에 대한 기준이 존재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 기준이 강화돼 낮에는 39데시벨, 야간에는 34데시벨부터 층간소음으로 간주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어른의 발뒤꿈치 소리가 40데시벨 정도,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50데시벨 정도다. 다만 2005년 6월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노후 공동주택의 소음 기준은 다르다. 현재는 44데시벨이 기준이지만, 2025년에는 41데시벨로 강화될 예정이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도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맞벌이 가족을 위한 야간 방문 상담과 소음 측정 방문 예약 시스템 등이 현재 서울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등 층간소음 전문기관에서는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면 법적인 절차를 밟기 전에 이러한 방법들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