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독감보다 무서운 감염병...접종률 실망스러워"
국내 확진자 수 세계 최고 수준... "여름보다 겨울 유행이 위험"
국내 인구 100만 명당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현재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접종률은 독감 접종률에 크게 못 미친다. 감염병 전문가는 "현재의 접종 통계 수치는 어색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 집계에 따르면 13일 인구 100만 명당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 세계 4위다. 우리나라보다 높은 순위에는 세인트헬레나, 투발루, 브루나이 등 인구 5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국가들만 위치한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7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한 달 전보다 각각 1.6배, 2배 이상 증가했다"며 "하지만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백신 접종률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고령층에서의 4차 접종률은 60.6%로 낮지 않았으나, 이번 동절기 접종률은 12.7%로 매우 낮다는 것. 미국 동절기 접종률인 26%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으로 보았다.
반면, 65세 이상 독감 접종률은 현재 77%다. 정 위원장은 "이 상황이 상당히 놀랍다"며 "2010~2019년 연평균 독감 사망자 수는 210명이었다. 금년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 4000명으로 연말까지 2만7000명이 될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의 100배가 넘는 치명률을 가진 감염병을 예방하지 않고 독감 예방에 더 집중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접종을 권고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명률은 60대 0.06%, 70대 0.11%, 80대 1.04%로, 70대 이상에서 높은 편이다. 백신은 접종 후 2주 뒤 면역력이 형성되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12월 초중순에 대비하려면 지금 접종을 받아야 한다.
여름보다는 겨울 유행에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도 평가했다. 정 위원장은 "일부에서는 여름 유행을 잘 넘겼기 때문에 겨울에도 괜찮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여름과 겨울은 다르다"며 "여름에는 다른 계절성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아서 코로나19만 대응하면 되지만 겨울에는 독감 등이 겹치고 면역력도 떨어져 중증이 될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1주간 코로나19 사망자는 319명이다. 정 위원장은 "매일 45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며 "코로나19는 독감보다 훨씬 무서운 감염병이다. 독감은 1명이 최대 2~3명에게 감염을 전파하지만 코로나19는 1명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키는 역대급 전파력을 갖고 있다. 사회가 안정화되려면 1명이라도 덜 감염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