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위협하는 대장암, 발병 세계 1위
가공육 섭취, 설사, 변비 잦고 가족력 있으면 병원 방문해야
국제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젊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가장 높았다. 이 연령대는 대장암의 조기 발견이 힘들다. 건강보험 건강검진에서 50세 이상만 분변잠혈검사를 통해 대장암 검사를 한다. 언제 대장암을 의심해야 하는지, 치료법은 무엇인지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박윤영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 빠를수록 좋아, 조기 진단이 중요
50세 미만의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예후가 좋지 않다고 있다. 암이 발병 나이에 따라 공격성이 달라지기 때문이 아니다. 젊은 대장암 환자들은 중년 환자에 비해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게 문제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20~40대는 혈변이나 변비, 체중감소 등 대장암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증상이 없어도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 젊다고 과신 말고 병원 방문 적극적으로
대장암 유발 요인은 다양하지만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햄과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과 붉은 육류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외에도 흡연과 음주, 비만도 대장암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암 중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은 발생 확률이 낮은 편이다. 유병자들만 놓고 보면 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가 많아 가족력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혈변이나 체중감소, 가늘어진 대변 굵기, 변비,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자.
◆ 초기는 간단 치료도 가능해, 지레 겁먹을 필요 없어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종양 발생 위치와 깊이, 림프절 전이, 원격 전이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된다. 가장 필수적인 치료법은 수술로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는 수술 전후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병행하고 있다.
대장암이 1기일 땐 5년 상대생존율이 93.9%로 치료 예후가 매우 좋다. 림프혈관 침범이나 나쁜 분화도 등 위험인자가 없다. 발병 부위도 점막에만 국한되어 있다. 점막 아래로 침범하는 깊이가 매우 얕을 땐 내시경적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2기, 3기 대장암은 수술을 통해 장을 잘라야 한다. 4기 대장암은 원발암의 진행이나 전이 병변의 위치, 개수 등에 따라 다학제(여러 진료과가 함께 하는 방식) 진료 후 치료법이 결정된다. 대장암은 4기 환자라도 수술과 적극적인 복합 치료를 하면 5년 생존율을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대장암 외과적 치료로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이 많이 시행된다. 로봇수술은 로봇팔과 3D 입체화면으로 수술 시야를 넓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손떨림 보정과 작은 움직임도 가능한 기구를 사용해 좁은 기관에 시행하는 정밀 수술에 유리하다. 움직임이 섬세한 로봇팔과 관절이 있는 기구를 사용하면 보다 세밀하게 자율신경 보존 및 정확한 조직의 박리로 배뇨와 성 기능 저하도 방지할 수 있다.
◆ 일상 속 관리가 필요
젊은 대장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신체 활동량 감소와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유소년 시기 항생제 노출 및 사용 증가 등이 있다. 음식 종류와 관계없이 총 섭취 칼로리가 높으면 대장암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소와 돼지, 양 등 붉은 고기가 대장암 발생률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에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총 섭취 칼로리 줄이기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 붉은 고기는 피하고 생선과 닭고기 섭취하기 ▲식이섬유와 칼슘 충분히 섭취하기 ▲운동으로 신체 활동 늘리기 ▲금주 및 금연 등을 실천하는 게 좋다.